오는 17~18일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되면 자금이 유럽 등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이동하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이후 글로벌펀드 자금이 선진국으로 유입되면서 선진국 주식시장은 실물 부문보다 빠르게 호전됐다. 반면 신흥국은 글로벌 자금이 이탈해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불안이 확대됐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가 확정되면 경기가 회복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신흥국 금융시장은 불안이 더욱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1년 6개월 연속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 덕에 글로벌 자금 이동에 따른 국내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글로벌 펀드는 6월부터 채권형에서 주식형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채권시장과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확대된 반면,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되며 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미국은 929억달러, 일본은 411억달러, 유럽은 284억달러 순유입됐다. 반면 신흥국은 같은 기간 351억달러 순유출됐다.

미국의 8월 말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13.0% 올랐고, 일본은 28.8%, 유로존은 3.2%(독일 6.5%)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브라질(-18.0%), 터키(-15.1%), 중국(-7.5%), 러시아(-7.5%) 인도(-4.2%) 등 신흥국은 주가가 하락했다. 환율도 인도 19.5%, 브라질 16.3%, 터키 14.3%, 러시아 9.1%씩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