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서울 지하철 6·7호선에 급행열차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철도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철도기술연구원은 최근 기존 지하철 시설을 활용해서 급행열차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1년 정도 이 기술의 비용이나 효율을 검토한 뒤 실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일반열차 대피시설을 새로 만들지 않고도 급행열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 기존 지하철 선로에 대피시설을 새로 만들 경우, 1개의 대피시설을 만드는데 약 12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급행열차 운행을 위해서는 최소 6개 대피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비용만 7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철도기술연구원은 지하철 선로에 설치된 열차 보관시설을 활용해 별도의 대피시설 없이도 급행열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예컨대 6호선의 경우 차고지가 봉화산 한 곳이기 때문에 열차 운행 종료 시간대에 봉화산에서 멀리 있는 열차 보관이 가능하도록 선로 곳곳에 열차 보관시설이 있다. 이 시설은 낮 시간대에는 비어 있기 때문에 이 시설을 일반열차 대피시설로 활용하면 급행열차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석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는 “새로운 시설투자 없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서 급행열차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 운행속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6호선과 7호선 운행속도는 지금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기술연구원에 따르면, 6호선의 경우 ‘응암-삼각지’ 구간에 급행열차가 도입되면 통행시간이 26분으로 단축된다. 기존 일반열차보다 10분 빨라진 것이다. 7호선의 경우 ‘장암-부평구청’ 구간에 급행열차가 도입되면 통행시간은 92분으로 일반열차(104분)보다 12분 정도 빨라진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기술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동효 서울도시철도공사 경영지원본부장은 “서울 6·7호선의 급행열차 운행 방안 도입에 대해 비용이나 실질적인 효과 등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도입 검토에는 1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7호선 급행 정차역(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