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가 이동통신용 신규 주파수 경매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시장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KT는 이번에 확보한 1.8㎓ 주파수 대역에 종전에 확보한 대역을 합쳐 수도권에서는 즉시 광대역 LTE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KT측은 준비 상황을 고려해 늦어도 10월쯤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대역 LTE서비스가 시작되면 소비자들은 2배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KT가 시작할 광대역 LTE서비스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6월과 7월 시작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처럼 LTE보다 속도가 2배 빠르지만 완전히 다른 기술이다.

광대역 LTE는 도로에 비유하자만 서로 인접한 도로(주파수 대역)를 하나로 묶어 2차선 도로를 만든 방식이라면 LTE-A는 서로 떨어진 1차선 도로를 하나의 2차로처럼 쓰는 기술이다.

동일한 1.8㎓주파수 대역을 쓰기 때문에 광대역LTE 서비스를 하는데 별도 기지국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기존 LTE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해도 속도가 최소 1.3배나 빨라지기 때문에 기업과 가입자 입장에선 광대역 LTE서비스가 좀더 매력적일 수 있다.

KT도 다른 경쟁사들처럼 LTE-A 서비스를 하기 위해 2010년 900㎒대역에 주파수를 받아 놓기는 했다. 하지만 인접한 주파수에서 전자태그(RFID)와 무선전화기가 통신서비스에 지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보다는 광대역 LTE 주파수를 받는데 주력했다.

KT가 '황금주파수'를 가져가는 것을 경계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도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각각 1.8㎓(35㎒폭)와 2.6㎓(40㎒)의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 LTE서비스를 하는 주파수 대역의 인접대역이 아니어서 두 회사가 이 주파수를 이용해 광대역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기지국을 새로 설치하는 등 시간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두 회사는 당분간 LTE-A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KT는 광대역 LTE서비스의 이름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10월쯤 수도권에서부터 광대역 LTE서비스를 시작하면 가입자 유지는 물론 단말기 교체에 부정적인 타사 가입자까지 빼앗아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올해 11월부터 LTE 가입자들도 유심(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칩만 바꾸면 통신사를 자유롭게 바꾸도록 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현재 LTE 시장은 SK텔레콤이 48%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KT가 26.4%, LG유플러스가 25.7%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측은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 LTE-A를 하지 못해 LG유플러스에 밀렸던 설움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당분간 광대역 LTE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채 KT회장은 1일 오전 임직원에게 "LTE 주파수 확보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로 삼아 최대한 활용하자"고 독려했다. 표현명 KT사장은 2일 오전 광대역 LTE-A 사업 전략 발표회에 참석해 향후 계획을 밝히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