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9월 일제히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지난 1년간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경쟁 업체가 제품을 내놓지 않는 시기를 택해 제품을 출시했다. 예를 들어 미국 애플은 작년 9월 아이폰5를 시장에 선보였다. 소니는 올해 1월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를 선보였다. 또 삼성전자는 4월 갤럭시S4를 발표했다. LG전자의 G2는 8월 등장했다. 시차를 이용해 정면 대결을 피한 셈이다.

그러나 올가을에는 사정이 다르다. 삼성전자·애플·LG전자·소니가 9월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전시회 IFA를 전후해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전보다 몇 배 어려워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9월 3일 IFA 행사장에서 갤럭시노트3 제품 발표회를 연다. 갤럭시노트3는 5.9인치 풀HD(초고화질) 디스플레이(AMOLED)를 사용한 제품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AP·application Processor)은 삼성이 자체 개발한 엑시노트 옥타코어와 퀄컴이 만든 스냅드래곤800이 들어간다. 갤럭시노트3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4에 집어넣은 최신 기능이 모두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보다가 잠깐 다른 곳을 보면 저절로 화면이 멈추는 스마트 포즈 기능이 갤럭시노트3에도 들어가 있는 것이다. 큰 화면을 가진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갤럭시S보다 고가다.

일본 소니는 IFA 행사 기간에 자사의 차세대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i1을 발표한다. 엑스페리아i1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에서 발표한 엑스페리아Z의 뒤를 잇는 제품이다. 소니는 이 제품에 회사의 자랑인 광학기술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엑스페리아i1에는 소니가 디지털 캠코더와 카메라에 사용하는 G렌즈를 넣었다. 또 카메라 이미지 센서 화소 숫자도 2000만 개로 경쟁 제품을 압도한다.

미국 애플은 9월 10일 전후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이른바 아이폰5S와 아이폰C다. 아이폰5S는 현재 주력 제품인 아이폰5의 후속 모델이다. 그러나 경쟁 업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폰C다. 아이폰C는 저가형 아이폰이다. 성장 정체로 고통을 겪는 애플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한 신무기가 바로 아이폰C다. 아직 아이폰C 가격이 얼마인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투자업체 모건스탠리는 아이폰C 가격을 399달러로, 시티그룹은 450달러로 예상한다. 만약 아이폰C 가격이 300달러(약 33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분석업체인 엔더스 애널리시스는 "아이폰C 가격이 200~300달러로 내려가면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국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에 최대 27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공짜 아이폰이 등장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또 아이폰C의 'C'는 중국(China)을 의미한다는 말이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의 지난 2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중국·인도 같은 신흥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아무래도 중저가 제품의 인기가 높다. 쉽게 말해 아이폰C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을 겨냥한 애플의 신무기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LG전자도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전략 스마트폰인 뷰3를 공개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화면 비율이 TV와 비슷한 16대9다. 반면 뷰3는 화면 비율이 책이나 A4 용지와 같은 4대3이다. 쉽게 말해 책이나 보고서 같은 느낌의 화면을 가진 제품으로 가독성이 높다. LG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는 옵티머스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전략 스마트폰 명칭은 'G2'와 '뷰3'다. 옵티머스란 단어가 사라진 것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이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