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하먼 지음ㅣ이영래 옮김ㅣ어크로스ㅣ464쪽ㅣ2만원

우리는 미래에 지속가능한 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한 해에 2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0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있다. 2010년 전 세계의 벤처캐피탈들은 환경 관련 기술에 78억 달러, 바이오 관련 기술에 54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런 노력 가운데 진정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며 ‘생체모방 기술’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제이 하먼의 ‘새로운 황금시대’다.

‘비즈니스계의 인디아나 존스’라는 별명을 가진 호주 출신 저자는 12년간 해양야생국에서 생태환경에 관해 연구한 것을 계기로 자연에서 발견한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 관련 특허와 라이선스를 산업화하는 기술 전문 기업인 ‘팍스 사이언티픽(Pax Scientific)’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자회사인 ‘팍스 워터 테크놀로지(Pax Water Technologies)’는 2007년 세계적인 비즈니스 미디어인 올웨이즈온(AlwaysOn) 이 선정한 지속가능한 기업 중 하나다.

생체모방(Biomimicry)은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와 ‘모방하다’는 의미의 Minesis가 합쳐진 것으로 ‘생체모방’의 저자 재닌 베니어스이 처음 사용했다. 자연의 원리를 모방한 기술을 산업에 활용하는 이 기술은 현재 항공우주, 제조, 운송, 신소재, 약학, 건축을 비룻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쓰이고 있다. 예를 들면 살모사의 열기 감지 능력을 연구해 전투기의 적외선 감지 기술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거나, 상어의 피부조직을 분석해 항균 페인트를 생산하는 데 활용하는 식이다.

저자는 생체모방이 IT기술 이후 가장 혁신적인, 즉 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이끌어낼 산업전략이라고 말한다. 화석연료의 고갈이 우려되고 성장동력이 약해져가는 시대에 자연의 원리를 모방하는 전략이 인류의 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해답이라는 것이다. 1부에서는 자연이 가진 지속가능성과 회복능력에 대해 소개하면서 생체모방 비즈니스가 가질 잠재력을 소개한 뒤 2부에서는 생체모방을 이미 활용하고 있는 과학자와 엔지니어의 사례를 소개하고, 3부에서는 생체모방 비즈니스를 어떻게 상업적으로 성공시킬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직접 기업을 운영하며 직면했던 문제들, 특히 경제적인 문제들과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소개해 흥미롭다.

생체모방 뿐 아니라 현재 세계의 비즈니스 환경에 관한 저자의 관점도 읽어볼만하다. “숲은 다양성과 풍성함을 갖춘 자립적인 생산자지만, 기업들의 대부분은 숲이 아닌 잡초에 가깝게 작동한다. 그들의 전략은 빠른 시간에 뿌리를 낮게 내리고 자신의 몫보다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다. 잡초 같은 기업 독점 생존전략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이것이 경제와 생태계의 다양성을 빼앗고 있다.”(395쪽). 미래 산업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 예비 창업가들과 혁신을 찾는 기업 연구진들에게 추천한다. 혁신에 대한 영감과 앞으로 주목할 기술분야에 대한 발견을 통해 각자의 비즈니스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해답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