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산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자일리톨로 만든 자일리톨껌은 충치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음식을 씹는다는 행위, 즉 '저작 운동'의 중요성은 수세기 전부터 강조됐다. 음식물을 씹어서 목구멍으로 넘기면, 소화가 잘되고 영양 섭취 상태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덧붙여 최근에는 '씹기'가 음식 소화뿐 아니라 신경을 자극해 감각기관도 조절하고 장 기능 활동도 촉진한다는 등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연구는 대부분 현대인이 가장 간편하게 씹을 수 있는 음식 '껌'으로 이뤄지고 있다.

껌 씹기의 효과

껌 씹기의 효과 중 하나는 두뇌 운동의 활성화다.

위덕대 이상직 교수는 "껌 씹기는 뇌 혈류량을 증가시켜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지적 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세계적인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씹는 능력을 잘 유지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껌 씹기는 긴장감 해소와 집중력 향상도 도와준다. 운동선수들이 시합 중 껌을 씹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껌 씹기는 두뇌를 활성화해 학생 성적의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세인트로렌스 대학 심리학과 서지 오나이퍼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험 직전 5분간 껌을 씹은 학생들은 그러지 않은 학생들보다 시험 점수가 높게 나왔다.

껌 씹기는 소화 기능도 촉진한다. 1988년 일본의 사토 요시노리의 연구에 따르면, 3~5세 유아 10명에게 3개월 동안 껌을 씹게 했더니 최대 교합력(무는 힘)이 실험 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토 요시노리가 22~24세 남녀 10명에게 60초간 껌을 씹게 하고 타액 분비량을 쟀더니, 분당 1mL씩 타액이 분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의 3~4배다. 타액은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고 산을 희석해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해준다.

껌 씹기는 소화액과 췌장액 등의 분비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영국 푸카야스타가 장 수술 환자 158명에게 하루 3번씩 5분에서 45분 동안 껌을 씹게 한 뒤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껌을 씹지 않았을 때에 비해 가스 배출 속도가 단축됐다. 껌을 씹으면 불안감은 해소되고 스트레스도 줄어든다는 조사도 있다. 2002년 단국대학교 김경욱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껌을 씹으면, 정신적인 이완 작용이 나타나면서 행복감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하루 1시간씩 4주간 껌을 씹게 한 후 뇌파 측정을 한 뒤 나타난 결과다. 2008년 호주 스윈번대학교 앤드루 스콜리의 연구에서도 22세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껌을 씹으면서 난도가 어려운 문제를 풀게 한 뒤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했더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감소했다고 한다.

커지는 껌 시장

이렇게 '껌 씹기'에 대한 유용성이 확인되면서 껌 시장도 활력을 띠고 있다. 국내 껌 시장 규모는 주요 3사(롯데제과·오리온·해태제과)를 기준으로 작년 약 3000억원이었다. 1999년 1700억원대의 2배 이상이다.

국내 껌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롯데제과로 껌 시장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1967년 창립 이후 45년간 자일리톨껌·효능껌·풍선껌 등 껌 70~80여종을 판매 중이다. 이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자일리톨껌'이다. 연간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일리톨껌은 입안에서 치아 부식을 일으키는 뮤탄스균이 서식할 수 없게 해 충치를 예방한다. 또한 프라그의 축적을 막아주고 벗겨진 치아 표면의 법랑질을 메워 줘 손상 치아를 복원하는 기능도 한다. 자일리톨껌은 2009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1972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껌 '쥬시후레시, 후레시민트, 스피아민트껌'도 꾸준히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70여개국에 다양한 껌을 수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출에 더욱 집중해 2018년에는 아시아 넘버원 제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