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맥도날드 배달원이 고객에게 햄버거를 배달한 후 '침 뱉은 거 잘 먹었어?'라는 휴대폰 문자를 보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13일 부사장까지 나서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맥도날드는 피해자에게 사과의 의미로 햄버거 이용 쿠폰을 건넸다가 거부당했다.

맥도날드에서 판매되고 있는 맥스파이시 디럭스 스낵랩과 상하이 디럭스 모습.

업계에선 맥도날드의 대응방식을 놓고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맥도날드와 폭언 문자 피해자인 A씨에 따르면 A씨가 햄버거를 주문했던 서울 마포구 맥도날드 점포 점장과 마포지역 팀장이 그를 찾아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과 직후 맥도날드 측은 피해자에게 사과의 의미로 쿠폰을 건냈다. 하지만 A씨는 "침뱉은 햄버거를 더 먹으라는 것이냐"며 거절했다.

이후 본사 측 다른 관계자가 A씨를 찾아와 사과와 함께 이번에는 더 많은 쿠폰을 건냈지만 A씨는 "차라리 버거킹 쿠폰을 주지 그러느냐"며 거절했다.

결국 그날 오후에는 원성민 한국 맥도날드 부사장이 A씨를 찾아가 쿠폰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사과의 의미였다며 사과를 건냈지만, 피해자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A씨는 "진심이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놀림을 당하는듯 했다"며 "쿠폰을 받으려고 항의한 것이 아닌데 무시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이미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인 맥도날드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위기관리 컨설팅 회사 에이케이스의 유민영 대표는 "소비자와 직원인 배달원 사이에 말이 다를 때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소비자의 판단을 더 중시해야 한다"면서 "폭언 문자의 피해자가 직접 발신자 번호를 조회할 때까지 맥도날드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것은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맥도날드가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면서 쿠폰을 건넨 것은 너무 성급하게 소비자의 분노를 가라앉히려다 오히려 감정을 더 상하게 한 것"이라면서 "물질적인 것 이전에 정신적 접근과 보상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컨설팅 회사인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용민 대표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맥도날드 측에서 회사 부사장까지 나서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대화를 통해 이해를 구한 것은 올바른 위기 대응 방법이었다"고 평가했다.

쿠폰을 제공하려 한 것에 대해 정 대표는 "식·음료 업계에서 피해 소비자에 대한 사과의 표시로 제품 이용권을 주는 것은 회사 제품을 다시 한 번 믿고 이용해 달라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관례화된 것"이라며 "보상금을 주는 것은 윤리경영 차원에서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고, 준법 경영에도 위반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맥도날드 같은 사건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문제를 일으킨 직원에 소송을 제기해 다른 직원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