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가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하자, 회사 내 2인자로 불렸던 팀 쿡이 CEO 자리에 올랐다.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으로 스티브 잡스에 의해 발탁된 팀 쿡은 오늘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 CEO 중 한사람이다.

팀 쿡은 평소 소문난 워크홀릭(일 중독자)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사무실에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과거 IBM 재직시절에는 크리스마스와 1월 1일에 자진해서 근무를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애플을 이끌면서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스타 CEO'다운 모습이다. 이런 팀 쿡이 지금까지 한번도 말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바로 그가 '게이(남성 동성애자)'라는 것이다. 애플 역시 CEO의 성적취향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조쉬 타이랑지엘 기자는 1년 이상 팀 쿡과의 인터뷰를 위해 뛰었다. 마침내 인터뷰에 성공했고, 여러가지 질문을 건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가 듣지 못한 한가지 답변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팀 쿡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게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팀 쿡 CEO는 이에 대해 "나는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잘라 말했다.

로이터통신의 펠릭스 솔몬 기자는 "팀 쿡이 1980~1990년대 IBM에서 12년간 근무했는데, 당시에는 커밍아웃을 하는 것이 경력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공포가 확산돼, 동성애자와는 화장실 변기를 같이 쓰는 것조차 우려했던 시기"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때부터 팀 쿡은 자신의 성(性)정체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했다는 것이다. 솔몬 기자는 "팀 쿡의 성정체성이 애플 내에서 그의 역할과 관계가 없다"면서 "그가 동성애자라는 점이 경력에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동성애자에 대해 관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애플은 과거 "동성 결혼은 시민권의 문제이며,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했으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먼저 동성애 근로자를 위한 복리후생 제도를 마련했다.

애플은 또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동성결혼 반대 움직임과 싸우기 위해 1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