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많은 비가 예상된다. 장마 전선이 한반도에서 오르락 내리락 이동함에 따라 이달 말까지 장맛비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덥고 습한 장마철엔 각종 세균, 곰팡이,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사람에게 달라붙어 식중독과 피부질환 등을 일으킨다. 장마철 건강관리법을 알아보자.
 
◆ 세균 붙은 손으로 음식 다루면 식중독
 
세균은 더운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한다. 특히 체온과 가까운 섭씨 37도에서 가장 잘 자란다. 세균 한 마리가 4시간새 1600만마리로 늘어난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포도상구균, 이질균, 대장균, 비브리오균 등이 기승을 부린다. 세균이 뿜는 독소에 노출되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피부에는 세균이 가득하다.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다루면 세균이 번진다. 음식 속에서 독소를 분비하는데 이를 먹으면 몇 시간 안에 구토와 두통 등이 나타난다.
 
먹은 세균이 장에서 증식해 독소를 뿜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잠복기가 8시간에서 5일로 길며, 복통과 설사가 나타난다. 휴가철 여행지에서 물을 잘못 마셨다가 걸리는 이질이 대표적이다.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끈적한 덩어리 점액이 나온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로 전염되는 세균질환도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바닷물에 사는 비브리오균이 붙은 어패류를 날로 먹거나, 상처난 피부에 닿으면 비브리오 패혈증이 나타난다. 고열과 피부 괴사를 보이다가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 간질환자는 장마철 회 먹지 말아야
 
손에 붙은 세균의 99% 이상은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으면 제거된다. 음식을 조리하거나 먹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특히 손가락 사이와 손톱 밑을 잘 닦는다. 식품은 충분히 익혀 먹고 섭씨 4도 이하로 냉장 보관한다.
 
장마철에는 되도록 끓인 물이나 판매된 생수를 마신다. 고기를 먹을 때는 육즙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가열한다. 간질환이나 만성질환이 있으면 어패류는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 상한 것으로 의심되는 음식은 미련 없이 버린다.
 
◆ 사타구니 가려운 완선도 장마철 불청객
 
장마철은 곰팡이가 일년 중 가장 애타게 기다리던 때다.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장마철엔 무좀이 쉽게 생기고 재발도 많다. 주로 발가락 사이가 부풀어 오르고 가렵다. 피부에 하얀 껍질이 일어나고 벗겨지며 수포가 생기기도 한다. 무좀의 원인 백선균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피부 각질층을 파고 든다. 대개 발을 씻지 않았다가 감염된다.
 
사타구니가 몹시 가려운 완선도 장마철 불청객이다. 붉은 반점이 함께 나타나 성병으로 오해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백선이라는 곰팡이에 감염된 것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로는 치료가 안 된다.
 
이주흥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질환은 원인에 따라 치료제가 다르고, 증상이 심해지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장마철에는 자주 씻고, 물기를 충분히 건조시켜야 피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 모기 피하고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일본뇌염 바이러스도 장마철 경계 대상이다. 일본뇌염을 옮기는 모기는 7월 말에서 10월 초에 활발히 활동하며 어린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예방접종을 받고, 모기가 많은 고인 물이나 우거진 잡초 근처에는 가지 않는다. 긴 옷을 입고 해충기피제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강희철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릴 때는 번개에 맞아 전기적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도로변에 침수된 가로등의 접지불량으로 인한 감전사고 등 안전사고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