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고 영화 스틸컷

 
서커스 출신의 고릴라가 한국 프로야구선수로 뛴다는 내용의 국산 3D 영화 '미스터고(Mr. Go)'가 이달 17일 개봉한다. 영화 '국가대표'를 만든 김용화 감독(덱스터디지털 대표)의 작품이다.
 
미스터고는 인텔의 슈퍼컴퓨팅 기술, LG엔시스의 클라우드 기반 기술, 그리고 영화제작사 덱스터디지털의 최신 컴퓨터그래픽(CG) 기술력 세 박자가 맞아떨어진 영화다.  CG와 3D 처리 품질은 대폭 향상시키되, 해외 영화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미스터고 제작사 덱스터디지털은 11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CGV 영화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IT솔루션업체 LG엔시스, 반도체업체 인텔코리아과 손잡고 업계 최고 수준의 영상 인프라 기술을 바탕으로 3D 영화를 탄생시킬 수 있던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덱스터디지털은 전반적인 영화 제작과 함께 CG기술에 주력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고릴라는 온몸에 털이 80만개가 넘는 캐릭터다. 실제 고릴라를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2~3컷을 제외하면 모두 컴퓨터그래픽(CG)로 만들어졌다. 덱스터디지털은 고릴라의 섬세한 털과 실감나는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퍼(Fur·털) 제작 프로그램인 질로스(Zelos)를 개발했다. 이 정도면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라고 덱스터디지털은 밝혔다.

미스터고 영화 스틸컷

 
IT솔루션업체 LG엔시스는 '렌더링' 작업을 도맡았다. '렌더링'이란 CG 이미지를 영상으로 구현하기 위한 전환 과정을 말하는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미스터고의 랜더링 작업은 5개월이 걸렸다. LG엔시스가 개발한 '스마트렌더'는 이러한 렌더링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가상화 기반의 클라우드를 이용했다. 덱스터디지털의 이윤석 이사는 "LG엔시스의 기술이 없었더라면 렌더링 작업만 1년이 넘게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고의 CG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된 데이터는 600테라바이트(TB)규모(1TB=약 1000기가바이트)다. 이는 미국 의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30배 규모,  고화질 영상을 약 10년간 재생한 분량이다. 막대한 데이터를 차지하는 미스터고의 CG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렌더링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 것이 인텔코리아의 슈퍼컴퓨터다.
 
할리우드 대형 영화제작사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슈퍼컴퓨팅 성능을 요구하는 다양한 CG제작에 활용하지만, 국내 중소영화업체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영화 제작사들을 위해 LG엔시스의 스마트렌더 서비스는  인텔 서버용 프로세서 제온E5 5000코어를 탑재했다. 사람으로 따지면 뇌가 5000개 존재한다는 뜻이다.
 
LG엔시스 김도현 대표는 "국내 중소규모 영화제작사가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지 않아도 영상 관련 첨단 기술을 쓸 수 있다"며 "중소기업과 상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