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내부 출신, PK·고려대 위주→출신 지역·학교 다양화’

◆ 경남 일색에서 강원도·서울로 다양해져‥고려대 위주에서 대학 골고루 분포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된 KB금융(어윤대)·우리금융(이팔성)·신한지주##(한동우)·하나금융(김정태)·산은금융(강만수)·농협금융지주(신동규) 등 금융지주회사 회장은 부산·경남(PK) 출신으로 채워졌다. 당시 금융위원장이었던 김석동 전 위원장과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도 부산 출신이어서 "PK 출신 인사가 금융업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비교하면 새 정부의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의 출신지역은 한층 다양해 졌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강원도 영월 출신이고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는 경북 경주 출신이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전남 보성 출신이다.

출신 학교도 고려대 쏠림 현상이 해소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6대 금융지주회사 중 KB금융(어윤대)·우리금융(이팔성)·하나금융지주(김승유) 회장이 고려대 출신이었다. 일부 금융지주 회장은 고려대 출신 인사들을 회사 임원으로 대거 영입해 뒷말을 낳기도 했다. 반면 이번 정부에서 뽑힌 회장들의 출신 학교는 서울대(임영록), 성균관대(이순우), 서강대(홍기택), 연세대(임종룡) 등으로 골고루 분포됐다.

나이도 한층 젊어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산은금융·농협금융지주 등 5개 금융지주 회장이 처음 임명됐을 때 평균 나이는 63.6세였다. 1951년생인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61세이던 지난해에 회장으로 임명돼 최연소였고 1945년생인 강만수 전 회장은 66세이던 2011년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올라 나이가 가장 많았다.

이번 정부에서는 5개 금융지주 회장의 평균 나이가 59.2세로 줄었다. 1950년 생인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63세로 가장 많고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1959년생으로 54세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 우리금융 민영화, 정책금융기관 개편 등 과제 산적

이명박 정부에서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굵직한 현안들을 다뤘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단번에 그룹의 위상을 키웠다. 2011년 말 하나금융지주의 연결 총자산은 178조2000억원으로 우리(312조8000억원), 신한(288조원), KB금융(277조6000억원)보다 100조원 이상 적었으나 지난해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그해 말 기준 총자산이 283조7000억원으로 늘어나 KB금융(282조원)을 제치고 3위가 됐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했으나 특혜 논란이 일면서 무산됐고 대신 'KDB 다이렉트'로 소매금융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어윤대 회장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했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뜻을 접어야 했다.

이번 정부에서도 우리금융 민영화,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등의 현안들이 쌓여 있다. 이순우 우리금응 회장 내정자는 "민영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KB금융은 이사회 논의를 거쳐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지 검토할 계획이다.

산은금융지주는 정책금융기관 개편 작업의 중심에 서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주도권을 쥐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