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숨들이 어떤 목숨입니까? 트럭과 회사가 목숨보다 귀합니까?"

1950년 6·25전쟁 당시 두산상회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두산그룹 창업주인 박두병 회장이 불같이 화내는 모습을 처음 봤다. 직원들이 무장공비 피습을 받은 트럭에서 목숨을 건 모험 끝에 성한 부품과 엔진을 떼어내 회사에 돌아온 것을 자랑하자, 박 회장이 "자동차는 다시 만들면 되지만, 사람 목숨은 다시 만들 수 없다"며 화를 낸 것이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설사 회사의 전 재산이 실린 트럭이라도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미래다'라는 오늘날 두산그룹 캠페인 문구의 뿌리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출판 자회사 FKI미디어는 이런 에피소드 등이 담긴 '박두병처럼-사람이 미래다'를 펴냈다고 3일 밝혔다. 정주영·이병철·구인회·최종현·박태준에 이어 '경제 거인 시리즈' 6탄이다. '박두병처럼'은 우리나라 근현대 경제 발전사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기업인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삶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그는 1936년 아버지 박승직이 세운 박승직상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46년 박승직상점의 상호를 '한 말 한 말 쌓아가며 산을 이루다'라는 의미를 지닌 두산상회로 개명하고 무역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박 회장은 197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음료 산업에서 소비재 산업, 무역업, 건설업 등에 이르기까지 13개 회사를 세워 349배 매출액 성장을 일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