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플 앱스토어 최고 게임 매출 순위에서도 18위에 오른 게임빌 '다크어벤저' 스크린샷

한국 시장에서 ‘내공’을 다진 게임업체들이 속속 중국 모바일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지난해 1조원 규모로 급성장했을 뿐 아니라, LTE(4세대 이동통신)가 도입되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65억1000만 위안(약 1조17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8.2% 증가했다. 아직은 웹게임 시장(536억1000만위안)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장 폭은 웹게임 시장(24.7%)의 3배로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에는 불안정한 3G(3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라는 장애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8월 차이나모바일 등을 시작으로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본격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들도 중국 시장 공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빌은 13일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2분기 중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빌은 지난해부터 중국 본격 진출을 선언하며 중국 현지 전문 퍼블리셔와 게임 공급 계약 체결은 물론 차이나모바일 등 통신사와 텐센트 등 전문 인터넷업체에 게임을 공급했다.

이미 게임빌의 역할수행(RPG) 모바일 게임 ‘다크어벤저’ ‘에픽레이더스’ ‘킹덤앤드래곤’ 등은 중국 앱스토어 무료게임 순위 15위권에 머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출시한 ‘다크어벤저’는 해외 37개국 시장에서 장르 1위를 차지하고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게임 7위, 최고 매출게임 순위 18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빌 관계자는 “다크어벤저는 모바일 게임계의 ‘디아블로’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라며 “50메가바이트 이하의 저용량으로 풀(FULL) 3D 그래픽 및 3대3 이용자 대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2003년 중국법인을 설립한 컴투스(078340)는 지난해 자체 개발작인 ‘이스케이프 더 에이프’ ‘타워디펜스:로스트어스’ 등이 중국 앱스토어 무료앱 1·2위에 나란히 올랐다. 또 2억 가입자를 가진 차이나모바일의 앱마켓인 ‘모바일마켓(MM)’에서 ‘미니게임 파라다이스’ ‘퍼즐패밀리’ ‘칼리고체이서’ 등 3개의 게임이 추천 게임으로 동시에 선정됐다. 올해에는 중국 모바일게임 전문사이트인 ‘SP 포럼’이 실시한 스마트폰 게임 탑20 개발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위메이드(112040)는 증권업계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의 최고 수혜주로 꼽힌다. 위메이드가 가진 대형화 및 하드코어 역할수행게임 개발·운영능력이 중국 시장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 ‘윈드러너’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상반기 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하기 위해 유력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앞서 NHN재팬의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통해 일본시장에 윈드러너를 서비스했으며, 지난 1일 일본 현지매출이 국내 카카오톡을 통한 매출을 8% 가량 앞지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 밖에도 중국 유력게임회사인 샨다게임즈를 모회사로 둔 엑토즈소프트, JCE등도 각각 ‘밀리언아서’ ‘룰더스카이’ 등을 통해 중국 진출을 모색 중이다. 또한 모빌팩토리, 엔타즈 등 중소 개발사들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의 경우 국내와 달리 유통경로가 지나치게 다양화되어 있고, 수억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블랙마켓(앱 불법 공유마켓)이 있다는 것이 위험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인 국가는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앱스토어 등으로 게임 유통마켓이 단순화되어 있지만, 중국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신에 중국 통신사업자나 단말기제조사가 운영하는 수백만개의 앱마켓을 통해 앱이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의 급증과 네트워크 환경 개선, 안전결제시스템 확립 등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중국 시장은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놓칠 수 없는 ‘블루오션’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3G에서 4G로 통신인프라를 확대하고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결제시스템을 단일화 하는 등 중국 모바일 시장의 장막이 걷히고 있다”며 “특히 중국 웹게임이 성장하고 모바일게임으로 전이가 늘어나면서 중국 모바일시장은 국내와 비교해 약 3배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