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음원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점유율 10% 미만의 KT뮤직은 3일 연속 급등했다.

SK그룹 계열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13일 전 거래일 대비 0.38% 내린 1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10일에는11% 가까이 급락, 장중 한 때 1만30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반해 KT그룹 계열사인 KT뮤직은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481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7일부터 5일 연속 상승하며 56.3%나 급등했다. 9일부터는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 연중 최고가도 갈아 치웠다.

KT뮤직의 급등세는 삼성전자(005930)와의 제휴 소식 때문이다. 지난8일 삼성전자가 KT뮤직과 손잡고 다음달 1일부터 음악서비스인 '삼성뮤직'을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몰린 것. 삼성전자는 KT뮤직이 운영하는 올레뮤직을 통해 음원을 제공받을 예정이다. 저작권자와 1 대 1로 계약을 맺지 않고 대신KT뮤직과 손을 잡으면서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하락세는 최근 불거진 매각 이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인 SK플래닛이 보유지분(67.56%, 1708만8125주)을 매각키로 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이다.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하려면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주회사 SK의 증손회사로 SK플래닛은 오는 9월30일까지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문제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로엔엔터테인먼트는 10일 장 마감 이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인 SK플래닛에게 확인한 결과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고려하고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속 성장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SK플래닛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은 맞다"면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 외에 구체적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증권가에선 음원 업계의 지각 변동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매각되고 KT뮤직이 삼성전자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면 시장 점유율 순위 변동 등 업체간 경쟁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음원 업계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CJ(001040)E&M의 '엠넷닷컴',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뮤직'이 10%대, 나머지를 KT뮤직의 '올레뮤직'과 '소리바다' 등이 차지하고 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과 제휴는 KT뮤직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매각이 이뤄질 지는 알 수 없으나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매각된다면 업계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