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도 8년여 만에 철수했다.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의 김인수 지점장과 김학 차장 등 남아 있던 2명의 직원은 29일 밤늦게 지점 금고에 남아있던 10만 달러 정도를 싣고 승용차로 철수 대열에 합류했다.

개성공단 지점 금고에는 평소 30만달러 정도를 보관했는데, 지난 8일 이후부터 현금 수송이 막힌 상태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임금 등에 사용하기 위해 현금을 인출해서 잔액이 줄어든 상태다. 김 지점장은 또 123개 개성공단 내 거래 기업의 정보가 담긴 서버와 PC 3대의 본체도 가져온다고 우리은행은 밝혔다.

평소 이 지점엔 김 지점장을 포함해 한국인 직원 3명이 파견되어 있었고, 북한 여직원 4명이 출납 업무를 담당해 왔다. 지점은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들이 북한 근로자 5만4000명의 한 달치 봉급 800만달러를 인출하고, 기업들의 환전 업무를 처리해 왔다.

우리은행의 국내 영업점과 해외 영업점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반면, 개성공단 지점은 우리은행 본점과만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개성으로 송금하려는 국내 기업들은 무조건 우리은행 본점을 거쳐야 했다. 본점과 개성공단 지점 간에 통화를 할 때도 북측의 도청을 항상 의식해야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북한에 많은 정보를 남기지 않기 위해 금고에 달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도 전화상으로는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