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종규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1위인 카카오톡이 이르면 다음 달 PC버전 서비스에 들어간다. 월 순이용자수가 2144만명(코리안클릭 집계, 3월 기준)에 달하는 카카오톡이 PC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잠잠했던 유·무선 연동 메신저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지난달 진행된 카카오톡 PC버전 테스터 1만명 모집에는 21만명이 지원했다. ‘카카오톡발(發)’ 유·무선 메신저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 메신저, 유·무선 연동으로 더 강력해진다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앱 버튼만 누르면 실행이 되고, 단문의 메시지를 전송하는데 편리하다. 하지만 대용량 파일을 보낼 수가 없고 화면이 작아 중·장년층 사용자들은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PC용 메신저는 시원한 화면에서 그룹분류가 잘돼 있어 직장이나 동료, 친구를 가려 적절하게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고, 결정적으로 대용량 파일도 끊김없이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유·무선 연동이 되면 이런 장점이 결합돼 간단한 대화를 할 때는 모바일로, 직장동료에게 업무용 파일을 전할 때는 PC로 하면 된다.

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PC용 메신저 사용자는 감소 추세다.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늘면서 사용자를 뺏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1위 PC용 메신저는 네이트온으로 월 순이용자수가 797만명 수준이다. 이는 2·3·4위인 스카이프·MSN·마이피플의 순이용자수를 합친 것(약 218만명)보다 3배 정도 많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들어오면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 조성완 선임연구원은 “카카오톡이 유선 시장에서는 네이버·다음에 도전자가 될 수 있다”며 “유·무선 연동 메신저에서 대용량 파일 송·수신이 원활하려면 서버 증설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글로벌 기업들도 전투태세…토종과 외산의 경쟁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8일부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MSN 사용자를 '스카이프'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때 PC용 메신저 시장을 장악했던 MSN이 설 자리를 잃었지만, 무료통화 기능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스카이프를 통해 메신저 시장의 입지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월 사용자가 10억명을 돌파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최근 공개한 ‘페이스북 홈’을 통해 모바일과 메신저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페이스북 홈에서는 다른 앱을 이용하는 도중에 친구의 메시지가 도착하면 이 친구의 얼굴이 담긴 ‘챗 헤드’(Char Heads)가 화면에 나타나 메시지에 바로 답장하거나 채팅을 즐길 수 있다.

구글 역시 포털, 이메일, SNS에 이어 메신저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왓츠앱을 1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구글톡이라는 메신저가 있지만 실제 사용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구글 입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메신저가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네이트온 등 국산 메신저들은 향후 유·무선 연동을 기반으로 MS,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글로벌 IT기업들과 메신저 시장의 패권을 놓고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