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조선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제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둘째 날인 27일. 대미를 장식한 제10세션은 ‘착한 성장이 만드는 아시아’를 주제로 한 토론회였다. 참석자들은 2000년을 전후로 아시아가 급격한 성장을 이뤘지만 빈곤·질병·여성차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이제는 부작용 해결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착한 성장’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경제 민주화’와도 맥이 닿는 주제기도 해서인지 청중석의 관심도 높았다.

토론석에는 크리스티앙 루크 국제백신연구소장, 카말 아마드 아시아여성대학 설립자, 가와이 마사히로 아시아개발은행 연구소장,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등이 앉았다. 사회는 이지현 줄리안리앤컴퍼니 대표가 맡았다.

◆ "아시아,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 산재"

토론자들은 먼저 아시아 지역의 성장 부작용을 하나둘 열거했다. 마사히로 소장은 "아시아 각 국가들이 워낙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 보니 빈부격차·환경오염·사회안전망 미비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양호승 회장은 “아시아 경제 성장에 대한 혜택은 상위 20%의 아동만이 누리고 있다”며 “하위 20% 아동들은 최근 식량가격 상승과 자연재해 때문에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직접 준비해온 자료까지 화면에 띄워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 “일부 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사하라 사막 이남이나 라틴아메리카보다 영양실조 빈도가 높다”는 설명이 따랐다.

카말 아마드 아시아여성대학 설립자는 “후진국에서는 초등교육만 졸업하면 생산활동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을 여성의 권리로 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개탄했다.

◆ "교육 지원 확대해야"

참석자들은 해법으로, 교육을 통해 빈곤 국가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마시히로 연구소장은 “아시아 지역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물고기(경제원조)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낚시법(교육)을 가르쳐 스스로 일어서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아마드 설립자는 “한국이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에 대한 집중 투자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빈곤국에 대한 지원도 교육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기업, 재정 지원 나서야"

토론자들 대부분이 아쉬워하는 것은 재정 지원이었다. 다들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해오면서 겪은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양호승 원장은 “한국월드비전의 예산 중 2%가 국가보조금인데, 미국·일본 월드비전에 비하면 크게 낮은 편”이라고 했다. 월드비전은 1950년 9월 6·25전쟁 때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얼스 목사가 한경직 목사 등과 함께 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100여개국에서 아동빈곤 퇴치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아마드 설립자는 “아시아에 대한 원조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후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뿐 여성 교육에 대해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해외 정부에 지원금을 요청하면 아시아여성대학이 방글라데시에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루크 연구소장은 “한국은 전자·건설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지만, 빈곤 퇴치와 관련 백신 분야 기술 수준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같은 기술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긴 토론을 맺었다.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 아동 같은 취약 계층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