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강모씨는 최근 아이폰 5를 구매하고 나서 불만이 생겼다.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인기가 높은 '다함께 차차차' 모바일 게임을 하고 싶지만, 안드로이드 버전만 출시됐고 아이폰 버전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 주변 친구들이 '쌍화차, 칡차' 등 다함께 차차차에 나오는 용어를 사용해 하는 농담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

이처럼 '대세인 모바일 게임을 하지 못해 유행에 뒤처진다'는 강씨의 고민은 곧 사라질 전망이다.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12일부터는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하는 게임은 반드시 애플 iOS용과 안드로이드용을 동시에 출시하도록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정책 변경은 아이폰 사용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서도 하지만 해외 진출을 원활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카카오톡은 일본, 동남아시아, 남미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한 대표 전략 콘텐츠가 바로 모바일 게임이다.

그런데 국내 모바일 게임의 경우 대부분이 안드로이드용으로 먼저 출시됐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안드로이드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아이폰 사용자를 소외시키는 것은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카카오톡 측의 정책 의도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우선 중소형 게임사들의 경우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안드로이드·아이폰용 동시 개발 및 운영이 쉽지 않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중소형 개발회사의 경우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만으로도 만족하고 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폰 버전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은 국내 게임 플랫폼을 장악하는 카카오톡 측의 독단"이라고 말했다. 보통 안드로이드 버전의 모바일 게임을 아이폰 버전으로 바꾸기까지는 약 1~2개월이 소요된다.

애플 스토어에 게임을 올리기 위한 1~2주의 긴 심사기간도 문제다. 모바일 게임은 출시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안정적인 게임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그런데 애플의 앱스토어에 업데이트 버전을 올리기 위해서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안드로이드 마켓과는 달리 심사과정이 길고 거절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해 필요에 따른 빠른 업데이트가 어렵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대세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즉각적인 업데이트를 하지 못하면 사용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는데 애플의 경우 바로바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