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TV·자동차·조선 등 주요 산업계가 첨단 기술을 받아들여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을 전망이다. 이른바 융·복합(컨버전스)을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 시대가 활짝 열리는 것이다.

업계는 올해의 핵심 과제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개념의 복합 상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화질이 뛰어나고 속도가 빠르다는 기술 과시형 제품보다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제품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음성 인식 등 편리한 소통 기능, TV·스마트폰·PC를 넘나드는 영상·메시지 서비스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스마트폰 화면이 TV 속으로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과 TV를 결합한 신개념 서비스를 내놓았다. 스마트폰에서 유튜브(동영상 사이트) 동영상을 터치하면, 그 영상이 바로 TV에서도 나오는 서비스다. 조그만 화면에서 눈 아프게 볼 필요 없이 4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에서 시원하게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핵심은 단순화다. TV와 선을 연결하거나 버튼을 별도로 누르는 등 복잡한 조작 방식을 익힐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과 구글TV는 무선랜(와이파이)으로 서로 연결해 자동으로 재생된다. LG가 구글과 공동 개발한 '구글TV 3.0'의 대표 기능이다. 구글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TV는 종류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 노석호 TV사업부장은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끊김 없이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의 호핀 서비스는 여러 가지 단말기를 통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태블릿PC를 켜면 직전까지 봤던 부분부터 이어서 재생해준다. 소니코리아 역시 '엑스페리아 태블릿S'라는 태블릿PC를 통해 내장된 콘텐츠를 TV와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5개 기기에서 하나의 메신저 사용

전자업체들은 특히 올해 산업의 주요 트렌드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챗온 2.0'을 발표했다. 카카오톡 같은 기존 모바일 메신저는 전화번호 하나로 한 사람만 쓸 수 있다. 챗온은 스마트폰·PC·태블릿PC 등 종류에 관계없이 최대 5대까지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섯 개의 기기 어디서나 챗온으로 접속하면 그동안 자신이 다른 기기에서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든 가장 최근까지 이용하던 환경에서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사진·동영상·주소록이 자동 전송

인터넷과 스마트폰·PC의 결합도 눈에 띄는 융·복합 트렌드다.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NHN·구글 등은 최근 PC와 스마트폰을 연결(싱크)하는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금껏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던 내용을 앱 방식으로 바꿔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하기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이용자가 인터넷과 앱 어느 쪽에 내용을 입력하든 그 내용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캘린더(일정관리)·메일·문서작성 등 다양한 기능이 이런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성균관대 정태명 교수(소프트웨어학)는 "새 기술과 디자인 접목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갈수록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다가가는 제품과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