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 하락(달러 대비 엔화 환율 상승)으로 도요타자동차가 현대·기아차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28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환율 효과를 등에 업고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온 한국 업체들이 향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이터는 최근의 환율 변화 상황과 두 회사의 경쟁 상황을 심층 보도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0개월 새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도요타는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도요타는 달러당 1엔이 오를수록 영업이익이 350억엔(432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요타는 그동안 사상 초유의 엔고(円高·엔화 가치 상승) 상황에서 고전해왔다. 그런데도 비용이 많이 드는 자국 내 생산량을 최하 300만대로 유지했다. '국민기업'이라는 부담감 때문이다. 지난해 도요타의 국내 생산 비중은 40%로 혼다(26%)나 닛산(20%)에 비해 높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에쿠스가 6만7000달러, 도요타의 동급 모델 렉서스LS가 8만2000달러대로 가격 차가 벌어진 주요 원인도 환율 때문이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엔도 코지 어드밴스드리서치 연구원은 "도요타는 엔고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체지만, 동시에 엔저(円低) 상황에선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업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이후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최근 원화 가치는 상승하는 반면 엔화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내년엔 (환율) 잔치가 끝났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환율 효과를 감안해 내년 해외 판매 목표를 8% 늘려 잡았다. 총 판매목표가 역대 최대 규모인 991만대로 설정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가 8%나 늘었지만, 내년엔 이 비율이 4%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판매 목표는 740만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