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19일 동양증권에서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메시지에는 “11월 13일 오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있었고 앞으로 펀드는 다른 운용사로 이관될 계획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관이 되지 않을 경우 펀드가 청산될 수도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A씨가 1년여전 동양증권에서 가입한 상품은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골드만삭스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펀드였다. 지난해 8월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코스피지수가 1700대로 내려갔을 때 A씨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 펀드에 가입했다. A씨는 그동안 매달 10만원씩 적립식으로 돈을 넣었고 중간에 추가 불입까지 해서 160만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펀드 운용사가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말이 황당했던 A씨는 바로 펀드 수익률을 확인해봤다. 펀드는 6.89% 손실이 나있었다.

A씨는 “증권사가 보낸 메시지를 보면 펀드 환매가 다수 이뤄질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이 가능하니 환매 신청을 하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하는데, 투자손실이 난 고객에게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는 걸 보니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설정된 이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60%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1년여간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이 펀드에 가입한 또 다른 투자자 B씨는 “삼성전자(005930)에 투자했으면 뭐하냐”고 푸념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이 펀드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15%로 다른 종목들 비중의 3배에 달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68만원까지 하락했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두배 정도 올랐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중 설정 1년 후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는 임의해지 대상이고 기관투자자용을 제외한 나머지 펀드들은 다른 운용사로 넘겨진다. 펀드를 새로 맡게 될 운용사가 마음에 안 들면 가입자는 환매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펀드 운용사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당장 자산이 바뀌거나 운용을 훨씬 못하거나 할 가능성은 작다”며 “그래도 새 운용사가 마음에 안 들면 투자손실이 났어도 환매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