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인 유료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유료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바일 소셜 플랫폼을 선언했다. 구글, 네이버 등과 모바일에서 플랫폼으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이 6300만명의 가입자와 하루 2700만건의 트래픽을 바탕으로 모바일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을 지 관심이 쏠린다.

◆ 내년 3월 카카오페이지로 유료 콘텐츠만 유통

카카오는 20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300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료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채팅플러스’, ‘스토리플러스’ 등 신규 플랫폼을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의 ‘유료 콘텐츠 유통을 통한 상생’이라는 전략을 반영한 소셜 플랫폼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개인, 언론사, 출판사 누구든지 ‘웹 에디터’라는 도구를 사용해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고 ‘친구’라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콘텐츠 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개발해서 앱 장터에 등록해야 한다.

카카오페이지는 반드시 유료 콘텐츠만 등재할 수 있고 제작자가 마음대로 직접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유료화’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도 “유료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채팅플러스는 친구와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지도, 게임, 음악 등 콘텐츠를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토리플러스는 중소 상인과 기업들이 카카오스토리를 친구 수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지’와 ‘채팅플러스’, ‘스토리플러스’는 내년 3월쯤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석우(왼쪽), 이제범(오른쪽) 카카오 공동대표

◆ ‘모바일의 포털’될까

카카오는 ‘콘텐츠의 유료화’를 돕고 이를 방대한 소셜 트래픽을 통해 유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업체들은 성장 초기 단계에서 콘텐츠를 헐값에 가져와 사용자에게 무료로 유통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업체들은 유료화 전략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카카오는 콘텐츠 업체들이 콘텐츠 자체를 유료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카카오는 6300만명이라는 가입자를 확보했기 때문에, 무료 콘텐츠로 사람을 끌어모아야 했던 과거 포털의 전략과 다르게 갈 수 있다.

결국 카카오도 콘텐츠를 유료화해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를 통해 판매되는 유료 콘텐츠의 수익 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30%는 애플, 구글과 같은 앱 장터 사업자에, 50%는 콘텐츠 제작자에, 20%는 카카오가 가져가는 구조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3년 안에, 수익을 내는 콘텐츠 파트너사(社) 100만개를 확보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 게임 매출 월 400억원…기업공개는 천천히

카카오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카카오는 2010년 서비스 출범 이후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로 올라섰지만, 올해 8월까지도 적자를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 소셜 게임 덕분에 흑자로 돌아섰고 카카오 게임의 월 매출은 8월 47억원, 9월 138억원, 10월 4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게임을 비롯한 선물하기, 플러스 친구 등에도 입점하려는 업체들이 하루에도 수백건씩 몰려들고 있다.

카카오톡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도 모바일 페이스북, 싸이월드를 큰 폭으로 따돌리고 모바일 트래픽에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의 1인당 일평균 게시글을 2.02개, 일 평균 방문자 수는 1140만명이고, 누적 스토리 수 8억건, 댓글 수 75억건에 달한다.

이제범 대표는 “카카오스토리는 원래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점점 중소 상인들이 카카오스토리를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도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장은 증시상장 계획에 대해선 “올 9월에야 흑자로 돌아섰다”며 “상장에 대해선 천천히 고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