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10명 중 8명은 규제 기관의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 활동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에릭 클레몬스 교수는 12일 고려대학교가 주최한 '사이버공간의 안전과 프라이버시에 관한 아시아포럼'에 참석해 한국 소비자들의 80%가 규제기관의 개인정보 보호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67%, 일본의 76%보다 더 높은 수치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사이버법센터, 사이버국방연구센터와 게이오대 인터넷·사회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오리타 아키코 게이오대 교수와 권헌영 광운대 교수 등이 참석해 일본과 한국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과 정책적 접근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클레몬스 교수는 소비자들이 여러 웹사이트가 개인 정보를 통합해서 추적하거나 관리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클레몬스 교수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가운데 98%는 개인정보 통합 관리에 반대한다고 응답했고 사용자의 사생활 기본 설정을 무시해도 좋다는 응답자는 2%에 그쳤다.

한국과 일본 소비자의 대부분은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들이 어느 정도로 소비자의 메일을 스캔하고 정보를 수집해 활용하는지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몬스 교수는 "구글 같은 검색엔진은 역사적으로 법과 규제, 자신들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법원 명령들을 무시해왔다"면서 "자율적인 규제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규제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 3월부터 유튜브, 검색, G메일, 지도 등 60여 개 서비스의 개인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포럼엔 김병철 고려대 총장 외에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정부 인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