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 여파로 '기름 대란'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이 한국인 교수가 만든 주유소 정보 시스템에 환호하고 있다.

5일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의 임완수(46) 교수는 2006년 지역사회 사용자가 함께 만드는 참여형 매플러(지도 위에 특정 위치를 표시하는 시스템) '주유소 정보시스템(GIS)'을 제작했다. 이 시스템은 뉴욕시와 뉴저지주,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코네티컷 주 등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 수백 군데를 표시해 준다. 주유소 위치 뿐만 아니라 주소와 연락처, 대기시간까지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빨강, 노랑, 파랑 색깔로 주유소 이용 가능 여부를 편리하게 알 수 있다.

임 교수는 봉사활동 차원에서 뉴저지 프랭클린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다가 이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버티시스'라는 GIS 기업의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고교생과 함께 수시로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최근에는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SNS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주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최근 허리케인이 미국 북동부지역을 강타하면서 빛을 발했다. 기름을 넣기 위해 폐허가 된 도시에서 주유소를 찾아 헤매던 주민들이 이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주유소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시민뿐만 아니라 연방 정부기관도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 에너지부와 연방재난관리청, 백악관까지 이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 CNBC 등 언론들도 잇따라 임 교수가 제작한 사이트를 소개했다.

임 교수는 "미국 에너지부가 아예 사이트 정보를 홈페이지(www.energy.gov)에 올리겠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주유대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