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 서열 6위(공기업 제외)인 포스코가 계열사 소유로 돼 있는 국내외 백화점과 쇼핑몰 3곳을 일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10대 그룹 중에서 이번 경기 침체 와중에 계열사 자산을 한꺼번에 팔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재계에선 "이번 매각 작업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대기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른 그룹들로 연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29일 "베트남 호찌민시의 대표적 주상복합건물인 다이아몬드 플라자와 창원 대우백화점, 부산 서면의 주상복합쇼핑몰인 센트럴스퀘어를 일괄 매각하기로 하고, 이랜드 등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수 의사를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입찰 마감은 다음 달 초이며, 일괄 매각이 무산될 경우 하나씩 쪼개 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으로 회사 실적이 악화되고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비주력 사업 부문인 백화점과 쇼핑몰 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 3분기 포스코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들었다. 재무 상황이 나빠지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4일 포스코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번 매각은 2000년대 중반부터 포스코가 계열사 수를 급격히 늘리면서 방만 경영을 한다는 지적을 받은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계열사 수는 2005년 17개에서 2008년 31개, 2012년 70개로 증가했다. 포스코는 현재 유통부문 매각 외에도 자본잠식 중인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수를 25개 정도 줄이는 작업을 벌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