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포털 사이트인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협력업체와 체결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B2B 무역 전문사이트 알리바바닷컴은 국내 협력업체인 이상글로벌(주)과 체결한 한국 회원관리 위탁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알리바바닷컴은 2009년부터 한국 사업을 위해 이상글로벌과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20만명 이상의 한국회원 관리 업무를 맡겼다.

알리바바닷컴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두 회사가 3개월 전 알려주기만 하면 계약을 해지해도 문제가 없도록 약속했고, 두 회사가 경영상 의견 충돌을 빚어 계약을 해지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상글로벌은 일리바바닷컴이 세계적인 그룹의 소속임에도 불구, 신의 없는 처사로 금전적 손실은 물론이고 40명의 종업원도 실직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비난했다.

이상글로벌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그동안 적잖은 손실을 감내하며 노력해 흑자로 돌아서자마자 알리바바닷컴이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이상글로벌은 2009년부터 3년간 매년 5억원 이상의 적자에도 알리바바닷컴의 성장을 확신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이 회사의 직원들도 기업을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 최저 임금 수준으로 3년간 급여 인상없이 노력했고, 그 결과 지난해 전년 대비 36%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이상택 이상글로벌 대표는 "거대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으면서 '을'의 지위에 있는 회사 입장에서 계약조항을 거부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해지사유 없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닷컴 홍보 담당자는 이에 대해 "'중소기업에게 더 많은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알리바바의 미션을 함께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계약 해지를 논의했고, 이상글로벌이 계약해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 직접 지사를 내거나 다른 협력사를 찾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고려해 회원사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직원 구제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서 시가총액이 672억 달러(한화 약 74조원)에 달한다. 구글·이베이 등과 함께 세계 5대 인터넷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