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제공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에서도 사람이 둥둥 떠다니지 않고 지구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걷게 도와주는 로봇 장치를 개발했다.

NASA가 플로리다 인간·기계인식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로봇 장치 'X1'<사진>이다. 무게는 26㎏이고, 다리와 어깨·엉덩이 등에 장착하는 형태여서 '입는 로봇(wearable robot)' 또는 '로봇 외골격(robot exoskeleton)'으로 불린다.

X1은 무릎이나 엉덩이·어깨 부분 등에 장착된 관절이 10개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다. X1을 장착하면 옆으로 비켜서거나 앞으로 가고 다리를 굽히며 뒤로 돌아서는 동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NASA는 X1에 사람의 힘을 배가시키는 근력강화 장치도 추가할 예정이다.

중력(重力)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 우주에서는 걸을 때 다리에 힘을 주기 어렵다. 하지만 X1을 다리에 장착하면 기계장치가 일종의 브레이크를 걸어 다리에 힘을 주는 효과를 낸다. 결과적으로 우주인은 지구에 있는 것처럼 걸을 수 있다.

또 자연스럽게 운동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우주에서는 중력이 아주 약해 뼈에서 칼슘이 한 달 평균 1% 줄어든다. 근육에서는 단백질이 빠져나간다.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에 탑승했던 우주인들은 1년 뒤 약 20%의 근육 단백질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주정거장에 상주하는 우주인들이 하루에 2시간씩 밧줄을 몸에 매달고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필사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X1을 장착하고 우주정거장을 돌아다니면 이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X1은 지난해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최초의 로봇 우주인 '로보노트(Robonaut)2'의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NASA와 GM이 공동 개발한 로보노트2는 다섯 손가락이 달린 팔 두 개와 카메라 네 대를 장착한 머리를 갖고 있다. NASA 측은 "X1은 기존 입는 로봇보다 장·탈착이 쉽고 착용감이 좋다"며 "지구에서도 마비환자의 재활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비환자는 다리 힘이 약해 쉽게 넘어지기 쉽다. X1은 환자의 다리를 지탱하면서 올바른 보행을 인도할 수 있다고 NASA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