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의 원리는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되, 감속 혹은 제동할 때 없어지는 구동력으로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에 저장하고, 출발이나 급가속 등 많은 힘이 필요할 때 전기모터를 가동시켜 출력을 냄으로써 연료 소모를 줄이는 방식이다. 일본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의 원조다. 1997년에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300만대가 넘는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기술을 선점해 후발 주자의 추격도 막았다. 그러나 도요타의 수많은 특허를 빠져나가는 방법을 개발한 후발주자들이 속속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우리나라에 시판돼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20개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대차 쏘나타와 아반떼, 기아차 K5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한국지엠 알페온 e-어시스트 등 국산 차 5개 모델과 도요타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렉서스 CT200h·ES300h· RX450h· LS600h, 혼다 인사이트·시빅 하이브리드·CR-Z, BMW X6 액티브 하이브리드·7시리즈 액티브 하이브리드, 포르셰 카이엔 S 하이브리드·파나메라 S 하이브리드,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등이다.

이렇게 많은 모델이 있지만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방식은 도요타 하이브리드와 모터의 개수부터 다르다. 도요타는 발전용과 구동용 두 개의 모터를 사용하지만 현대·기아차는 하나의 모터가 발전과 구동을 모두 담당한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도요타 시스템은 두 개의 대용량 모터를 사용해 강한 힘을 낼 수 있고 발전용 모터의 효율도 높다. 그래서 도요타는 자신들의 시스템이 진정한 의미의 하이브리드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차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것은 단점이다. 또 엔진과 모터의 힘이 중복돼 엔진 출력과 모터 출력을 더한 값보다 전체 출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즉, 캠리하이브리드의 경우 엔진은 150마력, 모터는 143마력이지만 전체 시스템 출력은 둘의 힘을 합친 293마력이 아니라 193마력이다.

현대차는 41마력짜리 모터 하나를 사용한다. 이 모터는 클러치를 사이에 두고 엔진과 연결되고 출력 축은 변속기와 연결된다. 이 같은 병렬형 방식을 채택해 엔진과 모터가 힘의 중복 없이 최고출력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엔진 출력(150마력)+모터 출력(41마력)이 그대로 최고출력 191마력이 된다. 그러나 정체구간에서 낭비되는 힘을 배터리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연비가 더 떨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자신이 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운전해야 더 좋은 연비를 얻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특히 급출발을 하거나 고속으로 달릴 때 마구 급가속을 하면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모두 배기가스로 날려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