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증오를 선동하고 사법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 페이지를 삭제해달라는 호주 경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1일 호주 일간 매체인 디 에이지(The Age)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은 페이스북 측에 최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한 방송사 여직원 납치·살해 사건의 범인인 에이드리언 에른스트 베일리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페이지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 당했다.

켄 레이 빅토리아주 경찰국장은 "베일리의 범죄가 흉악해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있다"며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그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페이스북 측에 베일리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내용이 담긴 특정 사이트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공정한 재판절차가 아닌 사적인 방법으로 베일리를 응징하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는 베일리에 대한 증오와 사적 보복을 선동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 대해 피해자 남편인 톰 미거도 "사건에 대한 지역 사회 관심과 성원은 고마운 일이지만 증오를 선동하는 것은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