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두번째로 길지만 임금은 중위권, 노동 생산성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획재정부가 OEC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를 비교ㆍ분석한 ‘한국 고용의 현 주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4.6시간으로 OECD 비교 대상국 30개국 중 터키에 이은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멕시코, 그리스, 체코 순이었다. 근로 시간이 적은 국가는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가 꼽혔다.

지난해 OECD 가입국 주당 평균근로시간

지난해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한 한국의 연평균 임금은 3만5000달러로 OECD 가입국 중 중간 수준이었다. 핀란드, 일본이 우리와 임금 수준이 비슷했다. 임금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 순 이었다.

취업자 당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23번째였다(2010년 기준).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미국 순 이었다. 가장 낮은 국가는 멕시코였고 칠레, 폴란드, 터키가 뒤를 이었다.

영세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 비중은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많았다. 지난 2010년 한국의 비임금 근로자는 전체 취업자의 28.8%로 터키, 그리스, 멕시코에 이은 4위였다. 재정부는 "비임금 근로자 비중은 98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분야의 재정지출 비중도 다른 국가에 비해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우리나라의 고용분야 재정지출 비중은 0.76%(4위)로 OECD 평균(1.72%)의 절반보다도 적었다. 고용 분야 재정지출이 많은 나라는 스웨덴, 아일랜드, 벨기에 등이었고, 적은 나라는 멕시코, 일본, 칠레, 체코 등이었다.

재정부는 "우리나라는 실업률이 낮아 실업급여 지출이 적다"며 "실질적 고용 지원 규모는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의 실업률(15~64세)은 3.5%로 OECD 국가 평균(8.1%)의 절반 이하다.

경제활동인구(15~64세)의 참가율도 66.2%로 OECD 국가 평균(70.6%) 중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55~6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높았지만 15~24세 남성과 여성, 25~54세 여성의 참가율이 크게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15~24세 남성은 군복무 문제로, 25~54세 여성은 결혼, 출산으로 참가율이 낮았다.

재정부는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고용 상황을 감안하면 고용보조지표를 개발해 노동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국제표준 논의와 해외 사례를 검토해 노동저활용지표 등 보조지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