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는 아내에게 사주고 싶을 만큼 정말 좋은 차입니다”

한국GM 쉐보레 레이싱팀 소속 이재우 감독은 “스파크는 1.0L(리터) 배기량에도 동력성능은 물론 제동력, 선회능력, 안전성 등 발란스가 아주 우수한 차량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GM의 스파크는 ‘국민경차’로 불릴 만큼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파크는 1998년 마티즈라는 이름으로 첫 출시 돼 총 3번의 풀체인지(완전변경)을 거쳐, 지금의 스파크가 탄생했다. 1998년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240만여대(누적기준)가 판매됐다. 특히 3세대 모델인 스파크는 2009년 유럽수출을 시작으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도 출시되면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 디자인, 주행성능, 연비 등 발란스 ‘굿(Good)’…“가속력은 다소 아쉬워”

16일 스파크를 타고 고속과 저속주행 성능을 골고루 테스트하기 위해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와 퇴근길 강남 테헤란로 등 총 80km 구간을 달려봤다.

한국GM, 쉐보레 '스파크 트랜스포머 에디션'

우선 스파크는 스펙상으로 1.0L의 배기량과 70마력의 출력을 가지고 있어, 동력성능에 대해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가속페달의 반응과 가속력은 다소 부족했지만 도심이나 고속도로에서 달리기에는 충분했다. 또 경차임에도 주행 중 차량에 들어오는 소음이 적어 정숙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스파크의 가장 큰 강점은 발란스다. 경차임에도 서스펜션(현가장치)은 단단해 코너구간에서 부드러운 선회능력을 보여줬다. 제동력 역시 빠른 반응으로 속도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어, 운전자가 속도를 낼 수 있는 신뢰를 준다.

스파크 실내 인테리어 모습

반면 고속주행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차체 앞쪽 눌림현상과 뒤쪽에서 버팀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요잉현상(yawing·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살짝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864만~1386만원의 경차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의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스파크는 I4 1.0L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로 최고출력 70마력과 최대토크 9.4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L당 17km로 차가 막히는 도심구간에서도 L당 16km 이상을 유지했으며, 일부 고속구간에서는 L당 20km를 넘어서기도 해 연비 부분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모터사이클 계기판을 모티브로 디자인 된 스파크 계기판의 모습

이 감독은 “사실 흠집을 잡으려고 해도 마땅히 잡을 게 없을 만큼 발란스가 훌륭한 차다”면서 “주행 중 차체의 반응, 받아들이는 느낌이 좋고 남녀노소(男女老少)누구나 다 재미있게 경쟁적으로 탈 수 있는 차”라고 말했다.

스파크는 한국GM의 국내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전 세계 수출된다. 특히 한국GM은 글로벌 GM의 경·소형차 개발본부로 스파크의 디자인과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 스파크에 탑재된 계기판은 김태완 디자인센터 소장(부사장)의 아이디어로 디자인됐다.

김 부사장은 “젊은 시절 이탈리아 피아트에서 근무하면서, 젊은이들이 모터사이클을 동경하는 모습을 보고 모터사이클의 로망을 자동차에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디자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파크 뒷문에 적용된 '시크릿 도어 캐치' 손잡이가 가로로 된 일반 디자인과 달리 손잡이가 세로로 숨겨져 있다.

모터사이클의 계기판을 닮은 이 디자인은 지난해 12월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카 앤 드라이버’에서 뽑은 ‘2012 10대 디자인 디테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스파크 차량 뒷문의 손잡이를 가로가 아닌 세로로 세운 ‘시크릿 도어 캐치’는 디자인과 실용성이 결합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 국민경차, 전 세계 젊은이 사로잡다…“마이링크 탑재로 상품성 개선”

한국GM은 국민경차 이미지의 스파크를 젊은이들의 첫차(엔트리카)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스파크는 현재까지 약 30여개의 스페셜에디션을 선보이면서 20~30대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스파크 모습

특히 2009년 출시 당시 영화 트랜스포머2에 스파크가 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파크라는 이름을 알렸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트랜스포머3 개봉에 맞춰 스파크 트랜스포머 에디션을 한정출시해 출시 10일 만에 400대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밖에도 스파크는 젊은 여성고객을 노린 핑크 에디션을 비롯해 ▲타투 에디션 ▲스트라이프 에디션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GM의 차세대 음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를 탑재해 스파크의 상품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지난달부터 판매가 시작된 북미형 스파크의 경우 이미 마이링크가 탑재돼 미국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고 있다. 지난달 스파크는 미국시장에서 1460대가 판매됐다.

국내에서도 내년 상반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며, 마이링크 시스템을 채택해 아이폰 시리(음성 인식 서비스)와도 연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차량 내 액정 모니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음성인식 앱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에 북미시장을 비롯해 전세계 시장에서 출시될 스파크 전기차 'E-스파크'의 모습

결론적으로 스파크는 가속력 등 동력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경차와 저렴한 가격을 고려한다면 성능, 디자인, 연비, 실용성, 상품성 부분에서 만족감을 주는 팔방미인(八方美人)이다. 물론 소비자 선택의 문제지만 눈 깜짝할 사이의 가속력과 고속의 속도에서 날카로운 선회능력을 느끼고 싶다면 스파크는 거들떠볼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