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 DB

종사자 5인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 중 3분의 1은 1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3년 동안 생존할 확률을 30~40%에 그쳤고 연간 평균 영업이익은 3000만원에 불과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발표한 '영세사업자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329만개 중 종사자 5인 미만인 영세사업체가 82.7%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영세사업체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평균 76만6000개가 새로 진입했고 75만2000개가 퇴출됐다. 전체 사업체 수의 4분의 1에 가까운 사업체가 매년 새로 생겨나고 또 사라지는 것이다.

또 영세사업체들의 1년 생존율은 65~75% 정도로 새로 진입한 영세사업체 가운데 3분의 1이 1년 이내에 퇴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생존기간이 긴 업종은 여관업(5.2년), 치과의원(4.9년), 기타 관광숙박시설, 한의원, 일반의원, 가정용 세탁업(이상 4.5년), 노래연습장 운영업(4.4년) 등 전문성을 필요로 하거나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업종이었다. 생존기간이 짧은 업종은 스포츠 교육기관(2년), 셔츠 및 기타 의복 소매업(2.1년), 남녀용 정장 소매업(2.2년), 통신기기 소매업(2.3년) 등이었다.

영세사업체 수가 많은 업종은 한식 음식점업(27만9000개) 택시운송업(16만6000개) 용달 및 화물자동차 운송업(14만5000개) 기타 주점업(9만8000개)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8만4000개) 두발미용업(8만1000개) 순이었다.

전체 사업체의 매출액 대비 평균영업이익률은 2000년 14.7%, 2005년 13.2%, 2009년 9.9%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5인 미만 영세사업체의 연간 영업이익은 3000만원에 불과했다. 2000년 3200만원에서 9년 동안 200만원 줄어든 것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이익의 감소폭은 더 크다. 종사자 5~9인 사업자는 영업이익이 99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종사자 10~99인 사업자는 3억2000만원에서 2억43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영세사업체의 비중이 크고 인구당 밀집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영세사업체 비중은 2009년 현재 82.7%로 일본의 60.2%(2006년)보다 훨씬 높았다. 사업체 1개당 인구수를 나타내는 사업체의 밀집도는 우리나라 도소매업이 63.4명으로 일본(79.4명) 미국(78.2명)보다 인구수에 비해 사업체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숙박업의 경우도 우리나라는 밀집도가 86.4명으로 일본(161.7명)에 비해 2배 정도, 미국(329.1명)에 비해서는 4배 높았다. 기타 서비스업은 우리나라가 142.1명으로 미국(90.9명) 일본(113.9명)보다 밀집도가 낮았다.

KDI는 영세사업체의 평균생존기간이 짧은 업종이라고 해서 업종의 성과가 반드시 나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평균생존기간이 1~2년인 업종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낮지만 사업체당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의 절대액수는 높았다는 설명이다.

또 영세사업자들의 수가 산업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나 개별 산업이나 업종별로 변화와 차이가 커서 영세사업체가 일방적으로 쇠락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영세사업체의 위축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영세성이나 자영업이라는 형태가 문제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성장이 빠른 업종에서는 진입과 퇴출이 동시에 활발하며 침체된 업종은 진입도 적지만 퇴출도 적었다. 진입과 퇴출이 적은 산업일수록 사업체의 평균 생존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