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소비 개념이 아니다. 한 사람이 특정 물품을 홀로 소유하는 것을 넘어 여러 사람이 다양한 물품을 함께 나눠 쓰는 모습은 국내외에서 이제 익숙한 소비 패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공유경제의 대상도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식사와 의류 등은 물론 육아용품과 각종 중고물품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공유경제로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찾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2'의 공유경제 페스티벌에서는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공유경제 업체들이 참가해 각 사의 사업모델을 설명하고 벤처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는 시간을 가졌다.

첫번째 참가자로 나온 박인 집밥 대표는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맺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에 대해 소개했다.

집밥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신청자들은 거주지에 가까운 장소에서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친교를 맺게 된다. 회사는 신청자들에게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는다.

박 대표는 "최근 한 달 사이 모임 횟수가 4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모임은 주로 강남이나 홍대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점차 지역을 넓혀 더 많은 사람들이 식사 자리를 통해 더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열린옷장의 한만일 대표는 취업준비자나 학생 등 주머니 사정이 얇은 사람들에게 양복을 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열린옷장은 개인들에게 정장을 기증받아 이를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면서 수수료를 받는다.

한 대표는 "현재 사이트를 연 지 3주 정도가 지났지만, 벌써 입소문을 타고 기증자와 대여 신청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해 면접에 응시하는 구직자가 11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 중 90% 넘는 인원이 정장 구매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며 "정장 대여 서비스가 더욱 보편적인 공유경제 사업모델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플도 열린옷장과 비슷한 형태의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키플은 최근 육아 관련 용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점에 착안해 비싼 육아용품을 저렴하게 공유하도록 돕는다. 이성영 키플 대표는 "아이들이 크면 입던 옷이나 장난감을 물려주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는 가족 안에서나 주위 이웃으로 한정돼 왔다"며 "키플의 공유사업은 물려줄 대상을 전국적으로 넓혀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더렌드 역시 폭넓은 대여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수익을 얻는 소셜대여 플랫폼 기업이다. 원더렌드의 김재환 대표는 "현재 주요 대여물품은 교육용품이나 레저용품 등 구매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품목들"이라며 "공유를 통해 이들 용품을 저렴하게 빌려쓰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SNS 등을 통해 이용자를 더욱 늘리고 대여품목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와 비슷한 형태의 사업모델을 가진 업체도 소개됐다. 헬로마켓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중고물품 거래를 주선하고 있다. 헬로마켓의 이후국 대표는 "중고품 거래 중개를 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중고나라 등과 유사한 점이 많지만, 다른 사이트에 비해 거래가 훨씬 간편하고 빠르게 이뤄지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헬로마켓을 이용하면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주변의 중고물품 판매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실시간 채팅과 알림 메시지로 거래 상대방과 간편하게 대화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값비싼 배송 수수료를 공유해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미 거래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데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헬로마켓을 찾는 이용자들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