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현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장, 에이미 코티즈, 로렌 앤더슨, 조민성 비앤비히어로 대표, 조산구 코자자 대표, 김기현 서울시 혁신기획팀장이 공유경제에 대해 오픈토크를 하고 있다.

“동네빵집이 사라지고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이슈였던 대기업 자본에 의한 소상공인의 피해가 ‘스마트클라우드쇼 2012’의 화두로 떠올랐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오픈토크 ‘공유경제의 가능성과 한계, 나아갈 방향’에 참가한 연사들은 동네 빵집 살리기의 핵심으로 협력적 소비와 클라우드 펀딩을 제시했다.

‘로커베스팅(Locavesting·지역 투자의 혁명)’의 저자인 에이미 코티즈(Amy Cortese)는 크라우드 펀딩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크라우드 펀딩은 인터넷을 통해 특정 프로젝트에 많은 소액 투자자가 돈을 투자하는 새로운 형식의 펀딩 기법이다. 코티즈는 “한국에 계라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들었다. 페이스북이 있는 21세기에 계라는 문화를 아직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 재밌었다”며 “클라우드 펀딩은 많은 기업인에게 무한한 기회를 줄 수 있다.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서 동네빵집을 살린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로렌 앤더슨(Lauren Anderson) 협력연구소(Collaborative Lab) 혁신 총괄 임원은 협력적 소비의 근본적인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력적 소비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창의적으로 찾는 것”이라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니치 마켓을 찾아서 포커스를 명확하게 해야 협력적 소비를 통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오고 갔다. 숙박시설 공유를 표방한 비앤비히어로(bnbhero)의 조민성 대표는 여수시에서 숙박시설 공유를 추진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현실적으로는 숙박업 등록이 어렵기 때문에 공유경제에 참여한 평범한 시민이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숙박시설 공유사업을 하고 있는 코자자(kozaza)의 조산구 대표도 “기존 사유(私有) 중심이던 세상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정부에서 어떤 제도를 만들 때 기존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티즈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로커베스팅에서 나오는 손실을 정부나 지자체가 전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라고 해서 조사나 분석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투자자들이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더슨은 “정부의 역할은 소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협력적 소비를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세금 등 정부의 규제 장치를 공유경제를 촉진하는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자 김기현 서울시 혁신기획팀장은 “공유경제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공유도시의 개념”이라며 “서울시도 워킹그룹을 통해 공유경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막는 각종 규제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토크 마지막에는 예비사회적기업에서 온 참석자가 보상 없는 크라우드 펀딩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코티즈는 아직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크라우드 펀딩이 더 알려질 필요가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코티즈는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 자체를 대다수의 대중이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어떻게 투자를 할 수 있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