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상위 1%의 초상류층 남자와 하위 1% 무일푼 남자와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는 유럽에서만 2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유럽 박스오피스 10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유명해진 영화만큼 귀족남의 애마로 등장하는 차 역시 유명세를 타며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바로 이탈리아 수퍼카 업체 마세라티의 스포츠쿠페 ‘그란투리스모(GT) S AUTO’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

이날 시승은 BMW 고성능 모델 ‘M5’를 소유한 홍모씨(30)와 함께했다. 홍씨는 “배기음만 들어도 상위 1%의 차라고 불릴만 하다”면서 “마세라티는 배기음은 영혼을 울린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고 말했다.

홍씨와 그란투리스모 S AUTO를 타고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포함한 약 100km 구간을 달려봤다. 시동을 걸자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이 귓속을 타고 들어오며, 두터운 가죽소재의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그립감과 함께 ‘질주본능’을 깨웠다. 그란투리스모란 먼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을 의미한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 실내 인테리어 모습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의 반응력은 놀라웠다. 물론 이 차량은 수퍼카나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가속페달에 대한 빠른 반응력, 초반가속력, 빠른 변속, 제동력 등 스포츠카의 DNA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좀 더 깊숙이 밟자 저음의 배기음 소리 우렁차게 귓속을 파고든다. 한 5초가 흘렀을까 계기판에 보이는 속도는 시속 100km를 넘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차량 내부에서는 마치 시속 80km 정도로 착각할 만큼 속도감과 고속에 의한 진동과 소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규정 속도상 속도를 더 올리지 않았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계기판에 적힌 최고속도인 시속 320km는 넘어설 만큼 힘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차량의 최고안전속도는 시속 295km다.

차량 뒷모습.

1890kg의 묵직한 차체 때문인지 고속의 코너구간에서 안전적인 주행감을 보였다. 폭우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비가 내려 미끄러운 빗길에서도 바퀴가 지면을 잡고 돌 듯 날카로운 선회능력을 보여줬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는 4.7L(리터) V8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40마력과 최대토크 50kg·m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가속력을 의미하는 최대토크는 최근 국내에 출시된 신형 911 카레라S(44.9kg·m)보다 더 높다. 그란투리스모 S AUTO는 강력한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 만에 주파가능하다. 이 차량의 가격은 2억3550만원부터 시작하며, 옵션을 더할 경우 1000만~2000만원 가량 금액이 더 추가될 수 있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의 고성능 타이어와 브레이크 캘리퍼의 모습

특히 이 차량에는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기술이 적용돼 가속페달에 발이 살짝 닿기만 해도 즉각적인 가속반응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차량에 장착된 마세라티 V8 엔진은 독특한 사운드로도 유명하다. 낮은 엔진 속도에서는 깊고 낮은 톤의 사운드를 내며, 속도가 올라가면 공기압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면서 사운드가 점점 커진다.

스포츠모드 버튼을 누르면 차는 스포츠카로 180도 변신을 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기존 노멀모드보다 40% 빠르게 변속 되면서 스포츠카 못지않은 고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마세라티는 전문 판매딜러가 없으면 차량 주문이 힘들 정도로 까다롭다. 100여개 이상의 옵션들을 고객이 직접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버드케이지 75th.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 차량의 또 하나 장점은 디자인이다. 이 차량은 마세라티의 창립 7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콘셉트카 ‘마세라티 버드케이지 75th’에서 영감을 얻은 차량을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에서부터 후미등까지 매끄럽게 이어진 근육질의 바디 라인이 돋보인다. 특히 세로 일자형 그릴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닮은 마세라티의 로고가 박혀, 고급감을 극대화했다.

홍씨는 “마세라티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외관 디자인은 멀리서 봐도 마세라티라고 느낄 수 있을 만큼 독특하다”면서 “가끔은 그릴을 볼 때마다 메기 입이 연상되지만, 근육질의 차량 디자인과 마세라티 고유의 삼지창은 소유자에게 베네핏(혜택)을 제공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마세라티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색상을 비롯해 약 100여 옵션사항을 선택해야 한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 AUTO에도 단점은 있다. L당 5.6km의 적은 공인연비다. 물론 고속도로에서의 연비는 공인연비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도심이나 급정거와 급제동을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L당 4km 이하로 연비가 떨어지기도 했다.

마세라티 V8 엔진은 독특한 사운드로도 유명하다. 낮은 엔진 속도에서는 깊고 낮은 톤의 사운드를 내며, 속도가 올라가면 공기압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면서 사운드가 점점 커진다.

한편 마세라티는 자신의 개성을 뽐내는 해외 스타들에게 인기가 많다. 희소성 때문이다. 자동차광으로 소문난 영국 유명배우인 콜린퍼스(Colin Firth),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 로렌(Sophia Loren)과 모니카 벨루치(Monica Bellucci), 머라이어 캐리(Maria Carey) 등 모두가 마세라티의 주인들이다.

홍씨는 “마세라티 차량은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과 비교했을 때 타고 다니는 사람이 적어, 희소성이 높은 차량”이라면서 “남과 다른 차를 타기 위해 수퍼카나 럭셔리카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세라티가 하나의 후보군으로 꼽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