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있는 재벌계열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가 총수없는 기업집단 보다 2단계 이상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재벌 대기업은 계열사들끼리의 복잡한 지분 출자를 통해 기업집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포스코 KT 등 과거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일부 기업들도 최근 몇년새 계열사수가 크게 늘어나고 출자구조가 복잡해지는 등 재벌들의 소유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6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유지분도에 따르면 총수있는 43개 기업집단은 평균 30.4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출자구조가 4.4단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있는 기업집단들은 주로 수평·방사형의 복잡한 소유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집단은 대부분 계열사간 상호 출자로 기업 지배구조가 유지되는 환상형 출자 형태였다.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동부, 대림, 현대, 현대백화점, 영풍, 동양, 현대산업개발, 하이트진로, 한라 등 15개 기업집단 등이 이런 형태의 소유 지분구조를 나타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금호아시아나·웅진·태광 등이 환상형 출자구조를 해소한 반면 한화와 한라가 새로 편입됐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을 거쳐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계열사 출자구조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기업집단 전체의 지분구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공정위는 평가했다. ★ 삼성그룹 지분도 그림 참조

삼성그룹 지분도

롯데(핵심지배회사 롯데쇼핑)와 한진(한진), 한화(한화), 동부(동부건설), 영풍(영풍), 동양(동양), 현대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 등도 하나의 회사를 주요 축으로 그룹 출자구조가 형성된 기업집단으로 평가받았다.

이와 달리 현대자동차, 현대, 현대백화점은 뚜렷한 핵심회사 없이 다수의 계열사 끼리 상호출자된 다핵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중공업, 대림, 하이트진로, 한라 등은 3개 계열사 끼리 출자구조를 유지하는 단순 삼각구조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그룹 지분도 참조

현대자동차그룹 지분도
현대중공업 그룹 지분도

총수있는 기업집단 중에서도 지주회사 체제인 집단은 일반 집단에 비해 단순하고 투명한 출자구조다. 지주회사 체제인 집단의 출자구조는 일반 비지주집단(5.03단계)에 비해 단순한 평균 3.21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주회사 체제인 기업집단은 SK, LG, GS, 두산, LS, CJ, 부영, 한진중공업, 웅진, 코오롱, 하이트진로, 대성, 세어, 한국투자금융 등이다. 이들 집단은 지주회사 체제내 출자구조를 3단계(지주사→자회사→손자회사→100%증손회사)로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다. ★ SK, LG 그룹 지분도 참조

SK그룹 지분도
LG그룹 지분도

총수있는 기업진단과 달리 총수없는 기업집단은 평균 계열사수가 13.3개에 그치며 평균 출자단계도 1.8단계다. 이중 공기업집단은 계열사수가 평균 7.58개에 불과하고 계열사 간 출자 단계도 1.67단계에 그치는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KT 등은 계열사 수가 늘어나고 출자단계가 복잡해지는 등 기업지배구조가 총수있는 기업집단과 비슷해 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8년 31개인 계열사 수가 올해 70개로 급증했고 출자단계도 같은 기간 3단계에서 4단계로 복잡해졌다. 골프장운영회사 2개, 보험중개사 1개, 광고대행사 1개 등이 늘어났다.

KT도 이 기간동안 부동산업, 자동차리스업 등에 진출해 계열사 수를 29개에서 50개로 늘렸다. 대우조선해양도 음식업 및 주점업, 상조업, 부동산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출자단계가 2단계에서 3단계로 높아졌고 계열사수는 지난 5년동안 8개에서 19개로 11개 증가했다. ★KT, 포스코 그룹 지분도 참조

KT 지분도
포스코 지분도

공정위는 “이들 기업집단은 주력사업과 무관한 계열회사 편입을 통해 사업 업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계열회사간 공동출자 등에 의한 계열회사수 급증, 계열회사간 출자단계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