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카운셀러 고객서비스.

1970~1980년대 초록색 모자에 사각형 화장품 가방을 메고 도심 골목길 구석구석을 누비던 ‘아모레 아줌마’. 빛바랜 기억이라 생각들 하지만 여전히 진행형인 직업이다.

단지 복장과 부르는 호칭이 바뀌었기 때문에 눈에 안 띄일 뿐 여전히 화장품산업 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단순 판매에서 피부건강 등을 조언해 주는 컨설턴트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 방문판매 여전히 주요 성장동력

3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소비자가 기준)는 8조9360억원이며 이 가운데 방문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4.1%(2조1600억원)로 추정된다. 이는 백화점 매출액(2조3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매출액도 2008년 1조6400억원, 2009년 1조7890억원, 2010년 1조9381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11.5% 신장한 2조1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작년 국내 매출액은 1조8250억원이며 이 중 방문판매의 비중은 30%가량 된다.

이처럼 화장품 업계에서 방문판매는 주요 성장동력이며 그 중심엔 '카운셀러' 혹은 '플래너'가 서있다.

◆ 피부 등 종합 상담사 역할 톡톡히 해내

1964년 9월부터 시작된 화장품 방문판매를 떠오를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커다란 화장품 가방이다. 또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고객을 상대로 얼굴 마사지 등을 해주면서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을 회상할 것이다.

LG생활건강 방문판매.

하지만 예전 ‘아모레 아줌마’가 아닌 지금은 뷰티와 헬스 등을 관리해주는 ‘아모레 카운셀러’로 변신했다. 화장품 방문판매원은 도입 초기 전쟁미망인의 생계수단을 제공하기 위한 자리였다면 이젠 당당한 전문직으로써 타 업종과 어깨를 나란하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에는 약 3만8000명의 아모레 카운셀러가 활동 중이며 이들이 관리하는 고객은 300만명에 이른다. 후발주자인 LG생활건강의 '오휘 컨설턴트'(2002년)와 웅진코웨이의 '뷰티플래너'(2010년)는 각각 1만4000명과 3200명 정도다.

연령대도 과거처럼 친밀한 '동네 아줌마'보다는 20~30대 젊은층이 주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판매원 중 20~30대의 비중이 50%에 이를 정도 판매원들의 연령층이 젊다"며 "판매원이 젊기 때문에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가 유리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 리엔케이의 고현정화이트닝제품.

이 같은 기여에 불구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과거와 같은 통일된 유니폼 정책에 벗어났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니폼을 입고 다녔지만 요즘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판매에 나서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고 이로 인해 일반 사람들은 없어진 것으로 오해한다”면서 “4만명이 넘는 카운셀러가 활동 중인데 이같은 수치는 보험업계 인력수준 이상”이라고 말했다.

◆ 방문판매 비중 더욱 확대

특히 방문판매의 위력은 후발 업체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2002년 4월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에 뛰어들어 첫 해엔 관련 매출이 8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 1000억원대를 달성한 데 이어 2009년 20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전체 매출액 중 30%이상을 방문판매가 차지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2010년 화장품 사업 출발부터 방문판매 위주로 시작했다. 웅진코웨이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의 채널은 브랜드 인지도 등을 위해 활용할 뿐 매출의 90%인 682억원이 방문판매를 통해 이뤄졌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제품 특성상 고객과의 면대면 대화를 통한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방문판매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로얄티가 형성된 고객은 타 제품군과 달리 브랜드전환율이 낮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계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화이트익스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