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들은 '둘이 버는데 돈은 모이지 않는다'고 자주 푸념한다. 비교적 소득에 여유가 있고 넉넉하다는 막연한 생각만 갖기 때문인지, 맞벌이는 외벌이와 달리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지출을 통제하지 않으면, 남편 혼자 일하는 외벌이 가정보다 오히려 재테크 측면에서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수입이 많다고 해서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0대 맞벌이 부부가 유념해야 할 노후 준비의 키워드를 알아본다.

맞벌이 부부의 은퇴 준비는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작점이다. 둘이 벌지만 지출 통제에 소홀히 하면 새나가는 구멍이 많아 오히려 혼자 벌 때보다 돈을 더 모으지 못할 수 있다. 사진은 한 젊은 남녀가 인터넷 가계부를 살 펴보는 모습.

◇평생 현역의 삶 준비하라

최근 은퇴 시장에선 '평생 현역 (whole life working)' 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직장에서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28세 정도에 취직하여 55세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할 때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기껏 30년도 안 된다. 하지만 우리의 수명은 이미 90세를 넘어 100세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수입이 없이 지내야 하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시기인 30대에 자신의 가치(몸값)를 올릴 수 있도록 자신에게 투자를 하고 '평생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30대에 있어서 가장 현명한 은퇴준비는 자신이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보다 더 부족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다.

◇젊어서 준비할수록 노후에 웃는다

30대는 은퇴 준비의 최적기다. 특히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수입은 어느 정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보유 중인 투자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해 가면서 조금씩 부부 은퇴자금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 이때 부부 각각 연금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자녀교육비, 부동산담보대출금 상환 등 고정지출이 많다면 부부형으로 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노후 준비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카페라떼' 효과다. 카페라떼 한 잔 값(5000원)을 아껴 꾸준히 저축하면 은퇴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매월 15만원(5000원×30일)을 저축할 경우, 기대수익률 6%를 가정한다면 25년 만에 1억원을 모을 수 있다. 30대 초반이라면 평생 일을 할수 있는 60세 이전에 은퇴준비자금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30대(35세 가정)가 생각하는 최소생활비는 월 156만원인데, 물가상승률 3%, 기대수익률 6%를 가정하면 은퇴 시점(55세)에는 월평균 281만원이 필요하고 기대수명 81세(2010년 경험생명표)를 감안하면 55세 시점에는 약 6억2000만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집을 제외하고 필요한 금액이 6억2000만원이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자금을 만들 수 있을까? 20년 동안 매월 142만원을 꾸준히 저축해야 가능한 규모이며, 기대수익률이 4%로 하락하면 저축기간은 23년으로 늘어난다.

◇교육비 지출을 통제하라

30대 맞벌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출 관리다.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얼마만큼 쓰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맞벌이를 하면서도 여유가 없다면 지출을 줄여야 한다. 맞벌이 부부가 수입이 적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돈이 없다면 대부분 지출이 통제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30대에 있어서 가장 많은 지출항목이 무얼까? 아마 자녀교육비일 것이다.

30대뿐만 아니라 40대에도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교육비로 지출부담이 없을 경우 노후 대비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설문이 57.2%에 달해 사교육비가 노후대비자금을 희생시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학원으로 내모는 것은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