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훙하이그룹(鴻海科技集團)의 궈타이밍(郭台銘·사진) 회장이 LCD(액정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일본 샤프와의 협력을 통해 삼성을 앞서겠다는 발언을 했다. 훙하이그룹은 대만 최대의 전자부품 회사로,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팍스콘의 모기업이다.

19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궈 회장은 지난 18일 대만 신베이(新北)시 본사에서 열린 훙하이그룹 주주총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샤프의 첨단 기술은 삼성보다 우수하다"면서 "샤프와 협력해 삼성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궈 회장은 지난 3월 훙하이가 샤프 지분 10%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인수한 데 따른 육성 계획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 샤프는 세계 LCD 시장 5위이며, 삼성디스플레이가 1위였다.

궈 회장은 "개인적으로 일본 샤프 공장의 높은 기술력을 인정해 투자했다"며 "샤프와의 공조로 고화질과 고선명도 제품을 만들어 삼성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궈 회장은 이날 샤프의 지분을 더 늘리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도 밝혔다. 궈 회장은 "샤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일본에 보냈다"고 말했다.

궈 회장은 이날 한국인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나는 일본인을 매우 존중한다. 일본인은 절대 뒤에서 칼을 꽂지 않는다. 하지만 가오리방쯔(高麗棒子·중국인이 한국인을 얕잡아 부르는 비어)는 다르다"라고 말했다고 대만 언론들은 보도했다.

훙하이는 자회사 팍스콘이 중국 광둥(廣東), 청두(成都) 등에 설립한 공장에서 애플 등 글로벌 업체의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면서 급성장했다. 팍스콘은 120만명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직원들의 투신자살이 잇따라 문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