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보이스톡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가 통신사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카오톡 보이스톡 논란과 망중립섭’ 토론회에서 “통신사들이 고의적으로 보이스톡의 통화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카카오는 통신사들이 보이스톡을 비롯한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힐 때도 충돌을 피해왔다. 이 대표도 보이스톡은 음성통화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에 불과할뿐 이라며 대결 구도를 최대한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나온 이 대표는 처음부터 작심한 듯 강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보이스톡 손실률을 꺼내들었다. 손실률은 보이스톡을 이용할 때 데이터가 사라지는 비율로 손실률이 높으면 통화품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 대표는 “보이스톡의 음성패킷 손실률을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날부터 측정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4일에는 손실률이 0~1% 수준이었다”며 “최근에는 손실률이 12~50%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보이스톡 자체를 막기보다는 고의적으로 통화 품질을 떨어뜨려서 이용자들이 보이스톡을 찾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SK텔레콤 가입자의 보이스톡 손실률은 16.66%로 나온다. (데이터) 패킷 6개 중 1개를 고의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특정 통신사의 m-VoIP 서비스가 일정한 손실률을 기록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매일 통신사별 보이스톡 손실률을 공개하기로 했다.

m-VoIP 서비스를 제한하는 통신사들의 행위가 인터넷과 기술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표시했다. 이 대표는 “15년 전에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NHN, 넥슨, 엔씨소프트 같은 벤처 출신의 대형 기업들이 탄생했다”며 “이제 15년 만에 다시 시장이 변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동안 안락하게 사업을 해온 통신사들이 새로운 서비스까지 자기 입맛대로 이끌어가려는 발상은 굉장히 구시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주장하는 망 이용 비용 분담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미 망 회선료를 내고 있고, 카카오톡 이용자들도 통신요금을 내고 있는데 3중으로 돈을 더 낼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통신사들은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미 약관에 따라 3세대(G)는 기본료 5만4000원 이상 요금제, 롱텀에볼루션(LTE)은 기본료 5만2000원 이상 요금제에서만 보이스톡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일부러 보이스톡 품질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대표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