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세곡·자곡·율현동 일대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차로 15분쯤 떨어진 이곳에서는 올 연말 첫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바쁘게 오갔고 인부들은 나무심기와 도로 닦기에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대모산 자락에 자리 잡은 이곳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비닐하우스와 논밭 지역이다. 하지만 2009년 93만여㎡(28만평)가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면서 신흥 주거단지로 주목받아 왔다. 강남지구는 10월 첫 입주를 시작으로 6800여 가구가 들어선다. 주변에 SH공사가 개발해 입주한 세곡1지구(2100여 가구)와 개발 중인 세곡2지구(4000여 가구)까지 합하면 2015년까지 1만5000가구 이상이 사는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세곡동 일대 강남·세곡지구와 KTX(고속철도)가 들어서는 수서역, 법조단지 개발이 추진 중인 문정지구로 이어지는 '세곡~수서~문정벨트'가 강남권의 새 개발 중심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지구에서 차로 10분 안팎 거리인 수서역에는 2014년쯤 평택까지 이어지는 KTX가 개통된다. 수서역은 서울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도 지나고 있다. 역 주변 38만㎡에는 호텔·백화점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단지도 개발된다.문정지구에는 동부지법·동부지검 등이 들어서는 법조단지와 첨단 연구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강세다. 세곡동 S공인중개사무소 이모(54) 대표는 "예전엔 '세곡동 산다'고 말하면 '농사짓느냐'고 되물을 정도인 시골이었다"며 "이제야 서울 강남답게 바뀌면서 1주일에 평균 4~5팀이 투자할 만한 곳을 찾으러 온다"고 했다.

땅값도 많이 올랐다.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은 3.3㎡(1평)당 평균 1300만~1700만원 선을 호가해 개발 후 임대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유동인구 증가 기대감으로 수서역 일대 오피스텔 가격도 오름세다. 수서동 한신사이룩스(전용면적 30㎡)는 작년 이후 시세가 1500만원쯤 오른 1억8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강남지구에는 이달부터 아파트와 오피스텔 2200여 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져 청약 수요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보금자리주택 765가구를, 삼성물산은 강남지구의 첫 민간 아파트인 '래미안 강남힐스'(1020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대우건설도 오피스텔 '강남 푸르지오시티'(401실) 공급에 나선다.

신한은행 이남수 팀장은 "강남지구는 서울 강남권인 데다 녹지가 많아 쾌적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수서역세권 개발 계획은 앞으로 3~4년 이상 더 걸리고 주변이 그린벨트여서 편의시설 조성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