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뉴타운·재개발 시민 토론회’가 시작조차 못 한 채 파행으로 얼룩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주민이 단상에 올라가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직접 거주하는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측 사람은 한 명도 부르지 않은 주민토론회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여기 참석한 조합원들은 어차피 재개발에 모두 동의하는 거수기밖에 안 됩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 주민)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보다 나을 게 없습니다. 원주민이 잘살고 있는 집을 (서울시가) 휴먼타운 하겠다고 가져가서 임대 장사하겠다는 말 아닙니까.” (서울 서대문구 한 주민)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뉴타운·재개발 시민 토론회’가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민의 욕설과 고성으로 시작조차 못 한 채 파행으로 얼룩졌다. 시작 30분 전부터 토론회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회의를 반대하면서 진행이 늦어졌다.

토론회를 주최한 서울시 측 진행요원들은 당초 예정했던 시간보다 자꾸 늦춰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토론회를 강행하려고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들이 단상으로 돌진하는 등 과격한 행동이 이어졌다. 급기야 진행요원과 비대위 측 그리고 참석한 조합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경찰차까지 출동했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문승국 행정2부시장이 “주제 발표가 끝나고 나서 토론회 말미에 10~20분가량 주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지만, 반대하는 주민을 진정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문 부시장의 인사말 이후 조명래 단국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러 단상에 올랐지만, 일부 시민이 단상 위에 올라 발표를 저지하면서 조 교수는 소개조차 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결국 문 부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과 토론회 참석 패널들은 인사말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자리를 피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갓난아이를 들쳐 업은 30대의 주부부터 60대 나이 지긋한 할머니, 중절모자를 눌러 쓰고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까지 다양했다.

서대문에서 왔다고 밝힌 한 주부는 “서울시가 주장하는 50% 규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서울 대부분의 재개발구역에서 투자자가 70%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50% 동의안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번 토론회는 주민과 얘기를 해봤다는 서울시의 ‘실적 올리기’ 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응암5구역의 비대위 주민은 “주민 절반이 투기수요로 바뀐 상황인데 이들이 개발을 반대할 리가 없다”면서 “결국 내 집을 가져가서 임대주택 사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당초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 부동산학과 교수와 정남종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원이 각각 ‘서울시 신주거재생정책의 방향’과 ‘거주자 중심의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제도개선 및 대안 마련’에 대해 발표하고, 4시 30분부터 5시 50분까지 장영희 시정개발연구원 부원장과 변창흠 세종대 교수, 이주원 나눔과미래 지역사업 국장, 김진수 주거환경연합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토론회로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