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호전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주요지표 중 하나는 바로 고용지표다. 민간기업들은 향후 경제 전망과 이익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더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제공하기 위해 고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새로 고용한 인력을 포함하는 고용지표는 경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기관들은 일반 민간기업들과 달리 이윤을 내는 데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직원을 채용하고 해고하는 데 현 경제상황을 상대적으로 덜 고려한다. 이들은 오히려 경기가 전보다 어려울 경우, 청년인턴제도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인터넷과 신문에 실린 구인광고를 조사하는 구인광고지수,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사의 민간기업 해고 보고서, 미국 내 온라인 구직수요를 집계하는 몬스터(Monster) 고용지수 등을 통해 정부기관을 제외한 기업들의 고용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신뢰를 받는 지표가 ADP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증가치(ADP Non-Farm Employment Change)다. 이 지표는 미국의 정부 부문 고용자 수를 제외하고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의 증감 현황을 집중해 보여준다.

ADP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증가치는 미국의 인사관리 대행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과 경제예측 전문 컨설팅 회사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ME)가 함께 산출한다. ADP는 미국 내 57만개 민간기업을 회원사의 급여 지급을 처리해 주면서, 미국 전체 고용 노동자 중 17%의 평균 임금, 근로 시간 등 각종 고용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ADP는 정확한 조사를 위해 매주 57만개 회원사 중 규모가 큰 35만개 비농업 부문 민간기업에서 일하는 2000만명의 정보를 매주 수집한다. '비농업' 부문으로 한정하는 이유는 농업 부문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부문과 비교하면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는 ME로 넘겨져 대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 규모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부문 등 주요 부문별로 분류해 발표된다.

이 지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매달 미국 노동부가 내놓는 고용보고서에 대한 선행지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ADP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증가치는 처음 발표를 시작한 2006년 이후, 매달 미국 노동부가 고용보고서를 발표하기 이틀 전에 발표해왔다.

이에 투자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노동부 발표에 앞서 주로 대기업보다 경기 상황에 따라 고용과 해고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의 고용지표를 보고 경기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기도 한다.

4일(현지시간) 발표된 지난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증가치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고용은 전달보다 11만5000건 증가하면서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고용자 수 증가치가 크게 둔화하면서 최근 부진한 미국 고용 지표와 맞물려 미국 경제 회복세가 둔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