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한동안 인기를 끌던 DSLR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휴대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 시장이 급성장하며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러리스 시장에선 소니코리아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양분하며 양강(兩强)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란 DSLR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콤팩트 카메라가 갖고 있는 휴대편리성을 결합한 제품으로, 들고다니기 편하게 부피·무게를 줄였으면서도 고품질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고성능 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1소니코리아 NEX-7. 2삼성전자 NX1000.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다른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는 것과는 달리 독보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과 올해 1~2월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비교해보면, DSLR 카메라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들었다. 또 올 1~2월 콤팩트 카메라 판매 대수 역시, 2011년 1~2월에 비해 27% 감소했다.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주요 3개 디지털 카메라 군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 대수가 17% 성장했다. DSLR이나 콤팩트 카메라를 찾는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확연히 미러리스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시장에선 소니코리아와 삼성전자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1위는 32%의 점유율을 기록한 소니코리아였다. 올해 초 출시한 초고해상도(2430만 화소)사진 촬영 가능 모델 'NEX-7' 등이 히트를 치면서 미러리스 시장을 주도한 것이다. 1초당 10회 연속 촬영 기능에, 릴리즈 타임(버튼을 누른 후 사진이 찍히기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한 점 등이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도 2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작년 하반기 이후 20% 후반대 이상의 시장을 꾸준히 지켜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와이파이(무선랜) 접속 기능을 갖춘 'NX1000'등 3개의 신모델을 출시하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만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smart)형 기기로의 변신을 선언한 모델이다.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바로 올릴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10% 초반대 점유율을 차지하며 1·2위 업체 추격을 시도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올해 초 내놓은 고성능 렌즈 부착모델 '루믹스 GX-1'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뒤늦게 출사표를 낸 니콘코리아는 10% 초반대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작년 초 한때 30% 후반대의 높은 점유율까지 기록했던 올림푸스한국은 이후 점유율이 계속 급락, 올 들어 10% 중반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푸스한국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미러리스 시장에 진출했지만 소비자들이 경쟁사 제품을 더 많이 찾으면서 이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5위권 밖에서 미미한 점유율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