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홈 개발 분야에선 오스트리아·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 그린홈 중에서도 주택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주택을 건축 용어로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라고 하는데, 현재 유럽에만 약 1만채의 패시브 하우스가 건설돼 있다.

2009년 9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 들어선 패시브 하우스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가격 경쟁력도 있는 주거 단지로 인정받고 있다. 6층짜리 건물 6개 동으로 구성돼 있고, 354가구가 사는 임대 아파트다.

이 아파트(전용 80㎡)는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서도 실내 온도 영상 24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난방비가 월 2만5000원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보통 아파트에 비해 건축비가 10%밖에 더 들지 않았다는 점. 지금까지 에너지 절감형 주택이 실험용으로 지은 주택에 가까웠지만, 인스브루크의 패시브 하우스는 상품성을 갖춘 대규모 아파트라는 점에서 전 세계 건축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 집의 벽과 천장의 단열재 두께가 각각 30㎝, 26㎝로 일반 아파트보다 4~5배 두껍다. 창은 유리 세 장을 겹친 '삼중창'을 써 단열효과를 높였다. 문틈·창틈에는 단열 테이프를 붙여 외부의 냉·열기를 철저하게 막았다. 겨울철에 아파트 정원에 세워놓은 굴뚝 모양의 철제 환기통으로 외부 공기가 들어오면 지하수관 옆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데워져 각 가정으로 흘러들어 들어간다.

영국 서튼자치구에 건설된 친환경 연립주택 단지‘베드제드’. 지붕의 환기통을 통해 들어 온 공기는 지하수관 옆을 지나며 겨울에 따뜻하게, 여름엔 시원하게 온도가 조절된다.

영국의 연립주택 단지 '베드제드'(100가구)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너지 절감형 주택단지다. 모든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단지 내 열병합 자가발전소에선 목재 같은 산업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를 만든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단지 내 난방 수요가 일반 주택의 10% 수준이 되도록 설계했다.

중동의 산유국에서도 에너지 절감형 주택단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티'는 총 220억달러를 투입해 2016년 태양열, 풍력 발전을 도입해 도시 자체를 에너지 절감형으로 짓는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