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스왐피'

전문가들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격찬하는 인물은 과연 창의적인 팀의 조건을 뭐라고 꼽을까? 바트 데크렘(Decrem) 디즈니 모바일 수석 부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정말 끌리는 일을 미친 듯이 하라. 정말 미친 짓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야 특별할 수 있다. 팀원 모두 꿈을 추구할 수 있게 만들어라.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쌓아가라. (그렇게 일하는) 팀원의 희생이 없도록 하라. 옆에서 '그게 되겠냐'고 참견하는 사람들 의견을 과감히 무시하라."

그는 디즈니의 인기 스마트폰 게임 '스왐피(Swampy·원제 Where's my water?)를 개발할 때 이런 식으로 창조적 환경을 만든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스왐피는 작년 9월 출시돼 79개국에서 1위 앱에 올랐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애플 앱의 누적 다운로드 250억번째는 바로 중국인이 내려받은 스왐피였다.

데크렘 부사장은 디즈니에서 스마트폰 게임 앱(응용 프로그램) 등을 만드는 인터랙티브 부문의 최고위 책임자이다. 2009년 비즈니스 잡지 패스트컴퍼니가 꼽은 '가장 창의적인 100인', 2010년 마케팅 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가 꼽은 '가장 창의적인 50인', 같은 해 뉴스위크가 꼽은 '실리콘밸리의 차기 수퍼스타' 등에 두루 이름을 올렸다.

바트 데크렘(Decrem) 디즈니 모바일 수석 부사장이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스마트 폰이 바꾸고 있는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상은 격변 중"이라며 "어린이들은 TV보다 스마트폰을 더 먼저 접하고 있고, 성인들도 지갑보다 스마트폰 분실을 더 두려워할 만큼 스마트폰은 강력한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과 달리 이제는 게임 앱의 캐릭터가 영화에 역으로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앱의 기반은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의 제품은 제조사가 강력한 생산성과 유통망으로 소비자에게 밀어붙여 성과를 냈지만, 스마트폰은 소비자가 사랑한 나머지 적극적으로 손에 넣고는 일터와 가정을 넘나들어 품고 다니는 대상이 됐다"며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게임이 시작됐고, 애플은 이 게임을 시작한 주인공"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의 학점이 A+라면 삼성전자에는 몇 점을 매기겠느냐"고 묻자 그는 "1년 전만 해도 삼성은 절대 A학점이 아니었지만 최근 A학점 영역에 들어왔다"면서 갤럭시노트를 좋은 예로 들었다.

며칠 전 처음 써봤다는 갤럭시노트에 대해 데크렘은 "삼성은 예전에 '비슷하고 싸되 열등한 스마트 제품'을 내놓았지만 갤럭시노트는 비로소 세련된 인터페이스와 특별한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 삼성 고유의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에게 "지금의 앱 비즈니스는 마치 1930년대의 무성영화처럼 발전할 여지가 무궁무진하고 진입 장벽은 매우 낮은, 텅 빈 캔버스 같은 장(場)"이라며 "도전을 두려워 말라"고 조언했다.

데크렘 부사장은 스마트폰 앱 개발사인 '태퓰러스' 창업자 겸 CEO였다가 2010년 이 회사가 디즈니 모바일에 인수되면서 이 자리로 왔다. 그가 만든 아이폰용 뮤직게임 '탭 탭 리벤지'는 전 세계에서 10억명 이상이 즐기는 '게임 앱의 전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