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의 칼날이 너무 거셌기 때문일까?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조선비즈의 경제·금융분야 ‘베스트’ 의원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부처 간부들은 3선(選) 이상 중진들의 의정활동에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의정활동이 가장 아쉬웠던 의원을 묻는 ‘워스트 의원’ 질문에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4선), 허태열 의원(3선) 등이 각각 9표와 6표를 받으며 이름을 올렸다. 18대 전·후반기 정무위원장들이 워스트 1, 2위에 이름을 올리며 ‘디스(깎아내린다는 의미의 인터넷 조어)’를 당한 것이다.

이 외에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5표)과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4표),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3표) 순서로 워스트 응답을 많이 받았다.

김영선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은행에서 2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7표의 ‘워스트’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들은 김 의원의 질의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자기 논리에만 사로잡혀서 다른 사람들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4선 의원인데 전체를 보는 안목이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인 고집에 사로잡혀서 횡설수설한다. 그러면 안된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의원이 한국은행과 공정위의 반대편에 서있었던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은 정무위원장을 맡으면서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은행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 의견을 강하게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공정위가 기업들의 가격 담합 등에 대한 형사처벌 고발권을 독점하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점이 해당 부처 공무원들에게 거부감을 들게 했다는 것이다.

허태열 새누리당 의원의 ‘워스트’ 6표는 한국은행(3표)과 금융공기업들(3표)에서 나왔다. 정무위원장을 맡으며 18대 국회 최대 ‘포퓰리즘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은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특별법 등의 입법을 주도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유원일 전 의원과 이혜훈 의원, 이종걸 의원 등은 호통형 질의 태도에 대한 반감으로 워스트표를 많이 받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입법을 저지한 의원들도 ‘워스트’로 지목됐다. 기획재정부는 수쿠크(이슬람채권) 도입을 위한 법안 처리 무산을 주도한 이혜훈 의원에게 4표를 던졌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지만 경제분야 법안 심사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워스트’를 2표나 받았다. 박 의원은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를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분야 워스트 의원 설문조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