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오는 4월 경기도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조성 사업을 착공한다고 밝히면서 사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업시설의 분양가가 여전히 높아 사업 정상화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알파돔 사업 공모자인 LH 등에 따르면 알파돔시티는 전체 조달 재원 7조9000억원 중 5조원 이상을 아파트 분양과 상가 매각 등 영업활동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수입이 7116억원, 주상복합 상업시설 분양수입이 3246억원이다.

알파돔시티 사업은 판교신도시 내 13만7500㎡(4만1666평)에 백화점, 상업시설, 주상복합 아파트 등을 짓는 사업이다.

LH 관계자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가는 3.3㎡(1평)당 2000만원 안팎이어서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판교신도시 아파트의 시세는 3.3㎡당 2000만~2700만원 정도다. LH는 올 7월 주상복합 아파트 93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문제는 상업시설이다. 알파돔시티에는 주상복합 상업시설을 포함해 총 19만㎡(약 5만7500평·연면적 기준)의 상업시설이 예정돼 있다. 알파돔시티는 이 상업시설을 매각해 1조33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연면적 3.3㎡당 분양가는 2300만원가량으로 LH는 1층 상가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4540만~5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컨설팅을 받은 결과 이 정도 가격이면 분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판교에서 분양한 상가 중 일부는 1층 상가의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상가 정보업체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4개 상가건물의 공실률이 70%가 넘는다. 일부 상가는 분양률이 20%대인 곳도 있다.

상가 가격이 비싸면 임대 수익을 맞출 수 있는 사업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주상복합 상가는 전용률(전체 면적 중 전용면적의 비율)이 40%대인 것도 있다. 만약 전용률이 40%인 1층 상가에서 33㎡(10평) 크기의 점포를 얻기 위해서는 82.5㎡(25평) 크기의 상가를 분양받아야 한다. 3.3㎡당 분양가를 5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총 분양가는 12억5000만원이 된다.

이 상가에서 연 5~6%의 수익을 얻으려면 보증금이 0원일 때 매월 520만~630만원의 임대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사업 아이템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가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주상복합 상가는 일반 근린상가보다 전용률이 낮기 때문에 전체 분양가가 같더라도 활용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분양가가 비싸면 업종을 선택하는 것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LH는 알파돔시티를 한 번에 개발하지 않고 2단계로 나눠서 개발하기로 했다. 1단계로 분양성이 좋은 주상복합 아파트와 업무·상업 시설을 먼저 끝내고 2단계로 호텔과 백화점 등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LH는 2단계 사업 중 호텔 부지는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알파돔시티 인근에 호텔 부지가 많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LH 관계자는 “호텔 부지를 오피스텔 부지로 용도 변경하는 것은 계획 단계”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