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역·미아삼거리·신림역 등 주요 상업 지역에서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이후 쇼핑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상가의 권리금이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수익형 부동산 정보업체 ‘에프알 인베스트먼트’가 건대입구역 로데오거리, 미아삼거리 역세권, 영등포역 일대, 신림역 일대 등 대형 쇼핑몰이 들어선 지역의 상가(1층·50㎡ 기준) 40개를 대상으로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10~20% 정도 떨어졌다.

영등포역 맞은편 대로변에 있는 상가의 권리금은 2010년 1월 2억5000만원에서 최고 4억원까지 형성됐지만, 올 1월엔 최고 권리금이 3억2000만원으로 줄었다. 에프알 인베스트먼트의 안민석 연구원은 “롯데백화점 등에 이어 대형 쇼핑몰인 타임스퀘어까지 등장하면서 수요가 겹치는 의류·외식 관련 업종의 수요가 쇼핑몰로 일부 넘어갔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역 앞에 있는 복합 쇼핑몰 '타임스퀘어'의 전경.

미아삼거리 역세권에 있는 11개 상가의 평균 권리금도 2010년 3억4000만~4억원에서 올 1월 3억원 중반대로 낮아졌고, 건대입구역 로데오거리 주변 8개 상가의 권리금도 2억2000만~2억7000만원에서 1억4000만~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주요 상권에 있는 상가의 월 임대료는 오름세다. 미아삼거리 상가의 월 임대료는 2010년 330만~400만원에서 최근 350만~520만원까지 상승했다. 안민석 연구원은 "주요 상권의 1층 상가는 프랜차이즈 경쟁이 심해져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계약을 끝나면 임대료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임대료가 오르다 보니 일부 세입자들은 권리금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대형 쇼핑몰과 업종이 겹치지 않는 상가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대형 쇼핑몰이 생기면 유동 인구가 많아져 상권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상가정보 업체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대형 쇼핑몰이 전반적인 상권 활성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경쟁 관계인 업종은 매출이 주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