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용자들에게 이메일 정보를 입력하게 한 것은 절대 강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메일을 수집할 수 있다는 개인정보취급방침 변경 건에 동의를 구하고 선택적으로 이메일을 입력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인권 침해는 말도 안되죠.”

카카오톡 운영사 카카오의 이석우·이제범 공동대표는 31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카카오톡이 이용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에 대해 “인권침해는 물론 어떤 위법 사항도 없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이석우(좌), 이제범(우) 공동대표.

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카카오톡이 이메일 주소를 추가로 입력하게 하는 개인정보취급방침을 변경하면서 이용자들에게 푸쉬(알림) 메세지를 보냈고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바로 카카오톡 계정 및 기존의 데이터가 모두 삭제됐다면서 방통위에 카카오톡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인권위는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다른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도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카카오 측은 “이메일 주소를 추가로 입력하게 한 것은 이메일을 로그인 아이디처럼 쓰게 해 이용자들이 핸드폰을 바꾸더라도 기존 주소록(친구 목록)을 백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 변경 건에 동의했고 이메일 주소를 입력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인권위가 이메일 입력에 대해 다소 과민 반응을 하고 있다”면서 “방통위 조사가 들어오면 성실히 받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6일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카카오톡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아직 실제 조사를 시작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국내외 3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민 메신저’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3월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을 때 하루 메시지 전송건수는 2억건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억건을 돌파하며 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이맘때 10명 정도에 불과하던 인력은 1년 새 140명이 증가해 현재 회사 직원이 150명으로 증가했다.

카카오톡의 하루 메시지 전송건수가 최근 10억건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은 현재 한 단계 진화된 서비스 플랫폼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제범 대표는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쓰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속도가 빠르면서도 서비스 지연, 오류 등이 없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해 최고의 기술진들과 24시간 서비스를 관리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기존의 친구 추천 기능을 확장한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플러스친구는 사용자가 친구를 추가하는 것처럼 관심 있는 브랜드의 소식이나 스타·잡지·방송관련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가수 ‘소녀시대’ 등 한류스타 등을 중심으로 해외 가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7월 일본법인을 설립했고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스페인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확장하며 현재까지 해외가입자가 600여명에 달한다.

이석우 대표는 “현재 미국(180만명)과 일본(150만명)가입자들이 가장 많다”면서 “우선은 한국과 달리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일본 시장에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국내에는 도입하지 않은 무료 음성통화(mVoIP) 기능도 다음 달부터 카카오톡 일본버전에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일본은 피처폰(일반폰)에서 실시간으로 메일을 보낼 수 있는 ‘폰메일’ 기능이 있어 음성통화 기능이 차별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 추후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한국에서 음성통화 기능은 차별화 기능이 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카카오톡 이후 출시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이나 네이버의 ‘라인’ 등은 음성통화 기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카카오톡이 다른 메신저들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을 경쟁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 카카오톡에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들는 “우리는 수익 추구가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범 대표는 “우리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교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최근까지 플러스친구나 카카오링크, 웹툰 작가들의 이모티콘(특수기호, 그림 등으로 감정을 표시하는 것)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험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든 것이 우리가 성공적인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단계였다”면서 “올해는 새롭게 중소상인을 위한 마케팅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소셜커머스나 LBS(위치정보) 기반 앱 등 중소상인 대상 유통 플랫폼을 서비스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메신저 기반의 서비스이자, 이미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위치기반 모바일커머스 업체인 ‘로티플’을 인수하며 유통사업에도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제범 대표는 “결국 카카오톡은 콘텐츠 제작자와 플랫폼 간의 상생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덩치가 큰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소기업, 중소상인들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